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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 자율로 정하니 업무 효율성 높아졌죠"

카카오 10개팀 TF 3개월 실험후

'완전 선택적 근로시간제' 도입

인트라넷 켜면 근무현황 '좌르르'

시간관리하며 동료와 팀워크 발휘

포괄임금문제도 곧 노조와 협의

카카오의 근로시간제 변경 과정에 참여한 이준목(왼쪽부터) CS팀장, 양재희 ‘모두의 일 연구소’ 매니저, 우동국 톡안드로이드 파트장이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선택적 근로시간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035720) 경기도 판교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황모씨는 두 살배기 자녀의 어린이집 등·하원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회사의 정규 출근 시간대에 도착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아이와 등원 전쟁을 치르고 야근이라도 있는 날에는 아이의 하원을 위해 배우자와 일정을 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부터는 아이를 직접 어린이집에 보내고 오전 11시까지 여유롭게 출근한다. 양가 부모님에게 사정이 생겨 하원 도움을 받을 수 없을 때는 퇴근 시간을 당겨 일찍 들어오기도 한다. 이 모든 게 임직원이 알아서 일과를 설정하는 ‘완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카카오가 도입한 덕분이다.

올해 7월부터 ‘주 52시간 근로(초과근로 12시간 포함)’ 의무화가 시행된 가운데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중 하나인 카카오가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임직원이 매일 자신의 출퇴근 시간을 정하고 1개월 단위 근무량 160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완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통해서다. 이는 말 그대로 임직원이 당일 출근 시간을 미리 설정해 회사에 나오고 일한 뒤 퇴근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월요일에 10시간을 일했으면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6시간만 일하고 퇴근하는 것도 가능하다.

양재희 카카오 ‘모두의 일 연구소’ 매니저는 지난 22일 경기도 판교 사무실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본사 3,000명 임직원이 완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시간을 자유롭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7월 근로시간제 개선을 위해 내부 10개팀이 참여하는 ‘모두의 일 연구소’라는 별도 조직을 꾸려 다양한 실험을 했다. 완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비롯해 1개월 단위로 일정을 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자택 근무까지 허용하는 형태의 ‘재량 근로제’ 등 3개 대안을 놓고 각 조직에서 3개월 동안 실험을 했다. 이후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IT 기업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용되는 재량 근로제 역시 성과 측정이 어렵다는 측면 때문에 선택지에서 배제됐다. 이를 결정하는 과정에는 카카오의 노사협의체 ‘라운드테이블’ 구성원인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와 8명의 직원도 참여했다.



우동국 카카오 톡안드로이드파트장은 “처음에는 동료가 일찍 퇴근하거나 늦게 출근하면 업무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매일 각 팀원의 근로시간과 휴가 여부를 내부 전산망(인트라넷)에서 서로 확인하고 일을 진행하는 게 습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카오는 PC 인트라넷 조직도를 통해 각자가 설정한 당일 근로시간과 휴가 여부 등의 현황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앞으로는 모바일 환경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근로시간제 개편과 관련해 연장·야간근로 등의 수당을 급여에 포함해 일괄 지급하는 형태인 ‘포괄임금제’는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4일 카카오 노동조합(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 ‘크루 유니언’이 설립된 만큼 이후 교섭권이 확보되면 사측과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노사협의체에 참여했던 이준목 카카오 CS팀장은 “이번 근로시간제 개편 때는 임금제 개편까지 논의할 수는 없었다”면서 “최근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는 등 변화를 보였기 때문에 우리 쪽에도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교=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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