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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NO" 파견직 명찰 다는 日 기술자

급격한 기술혁신 대응 쉬워

기업 수요 늘고 연봉도 뛰어

파견업체 이직 8년새 9배로

기술자들 인식 변화도 한몫

일본 내에서 특정 기업의 정규직 자리를 버리고 파견직을 자청하는 기술인력이 늘고 있다. 기술혁신 속도가 빨라져 전문지식과 기능으로 무장한 파견직 기술자를 필요에 따라 회사 전력으로 활용하려는 기업의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개인 역량을 높이기 위해 한 직장에 머물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익히고 싶어하는 기술자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0일 대형 인력알선 업체 리쿠르트캐리어를 통해 제조업체로부터 기술자 파견업체로 이직한 기술인력이 지난 8년 사이 9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일본의 유력 기술자 파견회사들은 각사에 파견하기 위해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기술자 수를 크게 늘리고 있다. 테크노프로는 지난해 전년 대비 32% 늘어난 2,737명, 메이테크가 전년 대비 1.5배인 442명을 각각 중도 채용했다. 그럼에도 밀려드는 파견 수요 때문에 인력이 부족해 일부 요청은 거절할 정도다. 파견직 기술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들을 모시기 위해 제시하는 연봉도 최근 2년 새 10% 정도 뛰었다.

파견직 기술자들이 각광받는 것은 정규직 형태의 종신 근로자를 채용할 경우 시간과 비용 소모가 큰데다 급격한 기술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적어도 2년 내 승부를 내야 하는 신규 사업일 경우 기업이 자체적으로 필요 인력을 모두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파견직에 대한 일본 기술자들의 변화된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 기술이 시시각각 발전하고 은퇴연령은 점차 늦어지는 상황에서 한 회사에 오래 머물러 기술자로서 ‘성장판’을 일찍 닫는 것보다 몇 년 단위로 다양한 회사를 옮겨 다니며 기술을 연마해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길이 현명하다고 판단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파견회사는 일반 제조업체처럼 ‘승진’은 없지만 여러 업종과 회사를 경험하면서 60세 이후에도 기술자로서 기능을 계속해서 향상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령화 사회와 맞물려 고령의 부모를 돌보며 일·가정을 양립하기 위해 파견직을 선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파견회사는 전국 각지의 기업에서 파견 요청을 받기 때문에 근무지역을 고르기 쉽기 때문이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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