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글로벌 동영상서비스(OTT)업체 넷플릭스와 유튜브에 대항하기 위해 OTT플랫폼을 합병한다. 1,3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토종 OTT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잠식을 저지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는 3일 한국방송회관에서 통합 OTT서비스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OTT플랫폼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플랫폼 ‘푹(POOQ)’이 통합돼 신설 법인이 출범한다. 양측은 각사 플랫폼의 사업가치를 분석한 이후 합병 지분율을 추후 산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초반 통합법인 지분 30%를 보유한 이후 지분율을 점차 늘려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옥수수 946만명, 푹 370만명 등 1,3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OTT플랫폼이 탄생하게 된다. 토종 OTT플랫폼이 대형화되면서 넷플릭스와 유튜브에 대한 대항마 역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유료방송 4위 사업자 LG유플러스와 손을 잡고 안방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유료방송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보유한 막강한 콘텐츠로 인해 유럽처럼 넷플릭스 종속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영국 등 유럽의 주요 OTT시장에서 넷플릭스 점유율은 80%가 넘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자에 맞서기 위해 토종 사업자간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며 “통합법인은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국내 미디어 시장을 이끌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 대한 방어뿐 아니라 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한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는 통합법인을 설립한 이후 한류 열풍이 거센 동남아시아 진출을 모색할 예정이다. 옥수수가 보유한 다양한 주문형비디오(VOD) 외에 지상파 방송의 드라마·예능이 추가되면서 해외 공략에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또 국내외 투자를 유치해 콘텐츠 제작비용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넷플릭스는 연간 콘텐츠 투자에만 80억달러(8조9,000억원)을 쏟아부을 정도로 막강한 자본력을 동원하는 만큼 OTT경쟁을 위해 투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콘텐츠 제작에 우선 활용할 계획”이라며 “차별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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