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 얼어붙었던 가습기 시장이 ‘핫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의류건조기·공기청정기·무선청소기 등에 이어 가습기가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가습기 시장 규모는 1,000억 원 가까이 성장했다. 과거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 직후에는 400억 원까지 감소했었다.
눈에 띄는 것은 가습기의 ‘고급화’다. 7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가습기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보다 10% 이상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에서 팔린 ‘발뮤다’ ‘벤타’ 등 수십만 원에 달하는 고급 가습기의 매출은 두자릿수 성장했다. 프리미엄 제품 대부분은 ‘기화식 가습기’ 이거나 ‘살균 초음파식 가습기’다.
주목할 만한 것은 고가 제품뿐 아니라 1만 원대의 저가 제품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가습기는 원리가 간단해 ‘소형화’가 가능하다. 1인 가구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트렌드와 맞물려 가습기의 소형화·개인화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또 온라인쇼핑사이트 G9(지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2일~12월 11일까지 소형 가습기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21배(2,093%) 증가했다. 일반 가습기는 3년 전보다 850% 신장해 1인 가습기가 보편화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1인 가습기의 인기는 피부과를 가지 않고 집에서 수시로 관리하는 ‘홈 케어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건조한 겨울에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해 활동 반경 내 가습기를 두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 미세먼지가 심해짐에 따라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하는 공기청정기의 인기가 의류건조기·에어드레서 등으로 확산하며 실내 습도도 조절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G9 가전디지털팀 김아연 팀장은 “집뿐 아니라 사무실에서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원할 때 가습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형 가습기 구매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분무 효과나 성능 등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는 만큼 휴대용 선풍기에 이어 필수 개인 가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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