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마저 미세먼지에 가려 어두침침한 날이 이어지는 요즘 아이 둘을 키우는 강윤주(35가명)씨는 어떻게 하면 집 안 공기를 깨끗하게 할지 고민이 많다. 공기청정기가 이미 거실에 한 대 있지만, 미세먼지가 심해지자 아이들 방에도 추가로 놔야 할 것 같아서 급한 마음에 렌탈업체로 문의를 했다. 맘카페에 접속하니 이미 다른 아기 엄마들이 ‘아이들이 갑자기 잦은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며 미세먼지를 저감할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었다. 강씨는 산소를 만들어준다는 제품부터 바깥 공기를 필터로 걸러낸 후 집 안으로 불어 넣어주는 제품까지 두루 살펴본 후 몇 가지를 구입하기로 마음 먹었다.
시야마저 흐려지는 심각한 미세먼지 공습에 실내 공기 관리와 관련한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최근 며칠간 짙은 농도의 미세먼지가 한반도 전역을 덮치면서 공기청정기 렌탈 및 판매하는 회사에서는 제품 설치 문의나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다. 또한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해주는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도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 렌탈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코웨이는 최근 며칠간 공기청정기와 관련한 상담전화가 평소에 비해 2~3배 늘었다. 통상적으로 방문판매라는 업계 특성상 상담이 곧바로 판매량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지금은 빠른 설치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1월 판매량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코웨이 측의 설명이다.
이에 코웨이 공기청정기 판매량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올해 1월 판매량(14일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35% 증가했다.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들이닥친 최근 일주일(1월 8~14일) 간의 판매량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그 전 주(1월 1~7일)에 비해 50% 가까이 훌쩍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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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렌탈케어도 1월 들어 공기청정기 렌탈서비스에 신규 가입한 계정이 2배 늘었다. 현대렌탈은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공기청정기 신규 가입 계정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2%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미세먼지가 극심했던 14일 하루에 평소 대비 3배 이상 많은 300명의 고객이 공기청정기 렌탈서비스를 신청했으며 가입을 상담한 고객만 1,000여명에 달했다.
현대렌탈케어 관계자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이 이어지는 등 중국발 미세먼지가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부각되자 공기청정기를 추가로 들려놓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회사 측은 주문 당일 또는 다음 날 즉시 공기청정기를 이용하고 싶다는 고객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여 배송 및 설치 기사 인력을 평소대비 30% 늘렸고, 상담 인력도 추가로 배치한 상태다. 또한 지난해 3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프리미엄형과 고급형 공기청정기 총 2대를 1대 가격에 제공하는 파격 패키지 상품도 계속해서 판매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현대렌탈케어 관계자는 “올 겨울 최악의 대기 질을 기록하며 B2C 뿐만 아니라 사무실 및 음식점 등에서 다양한 공간에 필요한 공기청정기를 대량 구매하는 B2B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청호나이스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연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3만1,000대였던 공기청정기 연간 판매대수가 해를 거듭하며 3만6,500대, 4만1,500대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호나이스는 이달 판매량은 아직 최종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전년에 비해 상당히 증가한 6,000대 가량이 신규 계정으로 흡수될 것으로 설명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이 같은 판매량 증가는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문제에 소비자들이 대응에 나선 것”이라며 “아울러 업계에서 ‘비정수기 시즌’으로 칭하는 시기이니만큼 방문판매원들이 공기청정기에 힘을 싣는 것도 판매량 급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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