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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걸린 逆전세난…깡통전세 실태 파악

'상투' 잡은 전세 올 여름 만기

부동산가격 하락 도화선 우려

대출·경매 유예기간 연장 등

금융당국 대책마련에 총력전





집값·전셋값의 동반하락으로 ‘역전세난’ 비상이 걸리면서 금융당국이 ‘깡통전세’의 실태 파악에 나서는 등 비상계획 마련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올여름이 되면 2년 전 ‘상투’ 잡은 전세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부동산가격 하락의 도화선이 될 우려가 높아 역전세 대출·경매 유예기간 연장·세일앤드리스백(SLB) 확장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0일 “현재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깡통전세·역전세 등의 상황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은행권 전세대출 동향과 경매처분 추이 등을 중심으로 점검과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값이 전세가 밑으로 내려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역전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비상상황에서 단계별로 제시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석 달 연속 내렸고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2017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 14개월 내리 하락세다. 올해 들어서도 전세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데다 정부가 전세대출까지 조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입자의 피해뿐 아니라 지난해 말 92조3,000억원으로 1년 새 38.6%나 급증한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의 부실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SGI서울보증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집주인 대신 전세금을 돌려준 금액은 1,607억원으로 1년 전(398억원)보다 네 배나 늘었다. 최근 전셋값 하락과 부동산 대출 규제로 인해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주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가계부채 관리 점검회의에서 “국지적인 수급 불일치 등으로 전세 가격이 하락하고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위험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들에 전세보증 상품 가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라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금융당국은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경우 역전세 대출상품을 출시하거나 경매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역전세 대출이란 전세금 반환이 어려운 집주인에게 집을 담보로 전세금 반환자금 일부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도입됐다. ‘깡통주택’의 경매처분을 3개월간 기다려주는 경매유예제도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외에도 금융회사에 주택을 매각해 일단 빚을 갚고 그 집에서 임대로 살다가 5년 후에 팔았던 가격으로 다시 살 수 있는 ‘SLB’ 상품 확대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아울러 금융연구원은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에 집값 대비 전세가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이거나 주택담보대출을 낀 상태에서 받은 전세대출 등에 ‘전세보증보험 가입 의무화’ 검토를 요청했으나 금융위는 집주인과 세입자의 반발을 우려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특히 지방을 비롯해 수도권에서도 이미 역전세난 몸살이 시작된 상황에서 전세 가격이 고점을 찍었던 2년 전의 전세계약들이 올해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는 점은 더욱 불안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KB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017년 7월 둘째 주부터 2018년 1월 첫째 주까지 100.8을 기록하며 2008년 4월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이때 이른바 ‘전세 상투’를 잡은 세입자들이 올해 여름부터 만기를 맞으면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

이미 경기가 안 좋은 지방은 전세 가격 하락이 매물 증가→집값 하락으로 이어져 ‘깡통 전세’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 S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2년 전 전세가가 2억~2억2,000만원에 계약됐는데 현재 매매가는 이보다 평균 4,000만원 낮은 1억6,000만~1억8,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포럼에 따르면 경남지역의 지난해 12월 전셋값은 2년 전인 2016년 말 대비 12.7% 하락했다. 울산(-9.6%), 충남(-9.3%), 경북(-8.2%)의 사정도 좋지 않다. /이혜진·손구민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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