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처음으로 해외자원 개발에 나선다.
사우디 에너지장관이자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회장인 칼리드 알팔리는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사우디 자원을 바탕으로 한 사업에만 집중하지는 않겠다”며 “세계가 아람코의 주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람코는 그동안 국내자원 활용에 집중해왔다.
알팔리 장관은 “아람코는 로열더치셸이나 엑손모빌 같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되려는 야망을 가졌다”며 “해외자원 개발이 회사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람코의 해외사업은 우선 가스 개발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액화천연가스(LNG)와 미국의 수출설비에 대한 투자 등이 주요 투자 대상으로 주목된다.
■전통적 수익 창구에 집중,왜
카슈끄지 사건 이후 서방서 외면
해외 자본유치 등 잇단 제동 걸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탈(脫)원유’를 천명하고 원유의존형 경제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발생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으로 개혁정책에 차질이 생기자 핵심 경쟁력을 갖춘 전통적 수익 창구에 다시 집중하기로 하고 해외자원 개발에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알팔리 장관은 “비극적인 사건에 따른 악영향은 분명히 존재한다”면서도 “사람들이 사우디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는 생각을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들의 발길을 다시 돌려놓는 차원에서도 아람코의 경쟁력을 키울 해외자원 개발 사업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발생한 카슈끄지 피살사건으로 주요 서방국이 사우디를 외면하기 시작하면서 사우디의 해외자본 유치에는 제동이 걸린 상태다. 개혁자금 마련을 위해 추진해온 2조달러 규모의 아람코 기업공개(IPO) 역시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의 스마트시티 조성 계획으로 주목받은 ‘네옴 프로젝트’ 역시 미뤄졌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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