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효과로 반짝 상승했던 인도 증시가 한 주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는 4~5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게 가장 큰 이유다. 다만 전문가들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경기부양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인도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5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이번주 들어 인도에 투자하는 펀드 중 채권형을 제외한 모든 상품이 -1~-3%대 손실을 봤다. 국가별로 봐도 올 들어 마이너스(-) 수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인도가 유일하다.
모처럼 훈풍이 불었던 지난주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앞서 인도 펀드는 지난 한 주간 평균 2.55% 상승하며 개별 국가 중에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지난주 8.55%의 수익을 내며 국내외 모든 유형 펀드를 통틀어 최고의 성과를 올린 ‘미래에셋TIGER인도레버리지ETF’의 경우 이번주 -3.62% 손실로 돌아섰다.
반짝 상승했던 인도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풀이된다. 총선을 앞두고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이 수세에 몰리고 있고 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수입 비중이 큰 인도의 재무건전성이 떨어진 탓이다. 지난해 글로벌 투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증시가 전반적으로 고평가된 영향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총선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당분간 인도 시장이 급격한 상승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인도는 여전히 7% 이상 고성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여기에 투자하려는 외부 자금이 많이 유입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유가 및 물가 상승 등 복합적인 이유로 당분간 증시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다만 모디 총리가 경기부양을 서두르는 만큼 하락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통화정책회의가 총선이 시작되는 4월에 있음을 감안할 때 모디 총리 입장에서는 금리를 인하하고 이에 따른 효과가 총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했을 것”이라며 “모디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경기부양에 집중하면서 당분간 인도 증시의 하방 경직성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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