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대 e스포츠 잡아라" 컴캐스트 손잡은 SKT

조인트 벤처 설립 등 제휴로

콘텐츠 제작·유통 선점전략

박정호(왼쪽)SK텔레콤 사장과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e스포츠 총괄이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르네상스 호텔에서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이 글로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컴캐스트’(Comcast)와 함께 글로벌 ‘e스포츠’ 산업에 진출한다. e스포츠 시장이 2022년께 3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컴캐스트 그룹의 컴캐스트 스펙타코어와 e스포츠·게임 공동 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설립’ 등을 담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컴캐스트는 시가총액 약 174조원, 연매출 약 110조원의 세계적인 미디어 기업으로 NBC유니버셜·드림웍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컴캐스트 스펙타코어는 우선 e스포츠 구단 운영에 손을 잡는다. SK텔레콤이 지난 2004년 창단한 e스포츠 구단 ‘T1’과 관련 컴캐스트가 지분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되기로 양사는 잠정 합의했다. T1 구단은 e스포츠계의 최고 스타 중 하나인 이상혁(페이커)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월 이용자 1억명이 넘는 인기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에서 3회 우승하는 등 전세계 e스포츠팬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양사는 또 콘텐츠 공동 제작,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 등도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한국과 미국·유럽에서 글로벌 e스포츠 팀 운영을 추진하며 중계권·광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FC바르셀로나’와 같은 글로벌 구단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이 e스포츠에 열성을 쏟는 이유는 장래 시장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세계 e스포츠 산업은 지난해 8억 6,900만 달러(약 1조원) 규모에서 2022년 29억 6300만 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2년께 스페인 축구 1부리그 ‘라 리가’의 연간 시장 규모( 28억 달러)를 넘어서게 된다는 의미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협약식을 맺은 뒤 “e스포츠, 미디어 등 뉴 정보통신(ICT) 사업 확대를 함께할 든든한 동반자를 얻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바르셀로나=강동효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