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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간다]산업현장 용도따라 빠르게 변신…'한국판 트랜스포머' 떴다

[KIST 신개념 DIY 로봇팔 '모드맨']

본지 통해 개발 완료 첫 공개

사용자 조립따라 성능 다양화

여러 대가 할일 한 대면 가능

연결구동부는 국제표준 추진

전부품 국산화 경제효과 기대



KIST가 주관해 개발한 로봇 ‘모드맨’. 몸통과 팔·손의 연결부위를 돌려서 풀면 간단하게 모듈별로 떼었다가 다시 재조립할 수 있다. /KIST 제공 동영상 캡처




지난 2월28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미디어연구소에서는 연구진이 최근 기술 개발을 마친 토종 로봇의 다음 단계로 상용화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사람의 상반신을 닮은 로봇 ‘모드맨’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용도에 맞게 산업용 로봇 팔을 마음대로 조립해 이어 붙일 수 있는 신개념 ‘DIY로봇(Do It Yourself robot)’이다. 모드맨이 언론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개발 완료 후 이번이 처음이다.

KIST가 주관해 개발한 로봇 ‘모드맨’을 몸통과 팔·손 모듈 등으로 분리해 놓았다. 간단히 조립하면 1~3분 만에 완성품이 된다. /KIST 제공 동영상 캡처


모드맨은 산업현장에서 근로자를 도와 제품의 생산을 돕는 용도로 만들어졌다. 이런 유형을 협동로봇이라고 통칭한다. 모드맨과 같은 DIY 방식의 협동로봇이 주목받는 이유는 높은 ‘가성비’다. 산업현장에서 서로 다른 동작으로 작업하는 일반 협동로봇 여러 대가 할 일을 DIY 방식의 협동로봇이라면 한 대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각각 다른 여러 작업을 할 수 있는 손과 팔 부품들이 마음대로 떼었다 붙일 수 있는 모듈 형태로 돼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조합해 조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모드맨은 양팔을 6~7개 축까지 이어 붙일 수 있다. 팔 모듈과 손 모듈을 앞뒤 구분 없이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다. 조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모드맨의 동작과 속도·힘 등이 달라진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한 대의 차량이 재빠른 소형차가 되기도 하고 힘 좋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으로 변신하기도 하는 셈이다.

모드맨의 강점은 간편한 팔·손 부품의 탈착에 있다. 각각의 팔·손 모듈 연결부위를 간단히 돌려 풀거나 조이니 탈착이 쉽게 이뤄졌다. 시연 장면을 보니 불과 1분여 만에 작업자 2명이 모드맨을 조립해 완성했다. 작업자 혼자라도 2~3분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연결부위를 암수 모양으로 구분하지 않고도 ‘무성별’ 모듈들이 견고하게 결착됐다. 이처럼 암수 구분이 없는 모듈 간 연결부위 결착 기술은 이번에 모드맨 연구진이 이룬 독보적 개발 성과인데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에 신청된 상태다. 이우섭 KIST 선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면 선진국 기업들도 우리 기술을 따르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8일 서울 하월곡동 KIST에서 로봇·미디어연구소 연구진이 로봇 ‘모드맨’을 주요 부위로 분리해 소개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모드맨에 반영된 기술적 성과는 소프트웨어(SW)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모드맨 개발진은 팔·손 모듈 등이 어떤 조합으로 연결되더라도 최적의 움직임을 계산해 동작시킬 수 있는 제어용 SW엔진을 개발했다. 로봇 팔의 움직임은 관절의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전환해주는 사인-코사인 삼각함수의 계산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 삼각함수와 행렬을 조합한 수학식을 SW엔진이 자동으로 산출해 어떤 모듈 조합의 움직임이라도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삼각함수와 행렬 등을 조합해 로봇 제어용 계산식을 자동으로 구축하는 SW엔진 개발 기법은 이미 다양한 논문으로 학계에서 제안돼왔지만 이를 실물 하드웨어로 구현해 실제로 동작할 수 있도록 로봇 시스템을 만든 것은 모드맨 개발팀이 최초라고 이 연구원은 소개했다.



모드맨 개발이 시작된 2014년 당시만 해도 협동로봇이라는 개념은 관련 연구자들 사이에서조차 생소했다. 이후 불과 5년 만에 국내 연구진은 핵심 기술을 자립시켰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협동로봇 기술 수준에 대해 “(로봇 선진국인) 미국·일본·독일·스웨덴 등의 턱밑까지 추격했다”며 “어느 부분에서는 선두 그룹에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협동로봇 부품 생산현황에 대해서는 “차츰 국산화가 되고 있어 경제성 측면에서도 확실히 선순환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예전처럼 로봇을 만들려면 다 외국 부품을 써야 하는 문제는 많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특히 모드맨에 대해서는 “(상용화할 경우) 이 안에 들어가는 부품들은 이미 100% 국산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모드맨이 상용화된다면 국내의 관련 산업계는 상당한 전후방 경제효과를 보게 될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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