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89명을 태운 채 인도네시아 해상에 추락한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가 추락 전날 마지막 비행에서 무임승차한 다른 조종사 덕분에 추락 위기를 모면했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28일 밤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을 출발해 자카르타로 향하던 라인온에어 소속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가 이륙 후 5분만에 기장이 관제당국에 긴급상항 신호를 발신하고 회항을 요구했다. 하지만 잠시 후 문제가 해소됐다며 운항을 재개했다.
당시 비번이었던 다른 조종사 한 명이 조종석에 함께 타고 있다가 기수가 자꾸 내려가는 문제의 원인을 진단해 비행기를 추락 위기에서 구해냈다고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항공기의 받음각(AOA) 센서가 이상을 일으키면서 실제보다 기수가 훨씬 높이 들린 것으로 판단한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오작동을 하면서 자동으로 기수를 낮췄다. 이에 조종석에 무임승차했던 조종사는 당황한 기장과 부기장에게 MCAS와 연동된 항공기 자세제어 장치를 수동으로 전환할 것을 조언했고, 덕분에 이 여객기는 무사히 자카르타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라이온에어는 이후 정비를 통해 이 여객기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지만 해당 항공기는 이튿날 이륙 13분 만에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전날과 같이 MCAS가 오작동하는 문제가 발생했지만 미처 항공기 자세제어 장치를 수동으로 전환하지 못해 사고가 났다는 설명이다.
한편, 라이온에어는 추락 전날 마지막 비행 당시 사고기에 제3의 조종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인지 묻는 말에는 인도네시아 국가교통안전위원회(KNKT·영문 약자 NTSC)의 사고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면서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앞서 이달 10일 라이온에어와 같은 기종인 에디오피아 항공기가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 인근에 추락해 157명의 사망자를 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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