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은 소아·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혈액 내 면역기능을 주로 담당하는 백혈구가 정상적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로 과도하게 증식해 빈혈·출혈·감염 등을 유발한다.
백혈병은 일차적으로 골수 내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진단한다. 하지만 예후를 판별하고 적절한 치료를 결정하려면 암세포의 특성을 유전학적·분자생물학적 방법으로 분석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90% 정도의 완치율을 보이는 환자들이 적정 치료를 받아야 치료 후 장단기적 후기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재발이 우려되는 환자들에게는 강도 높은 항암치료를 하거나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완치율을 더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치료 후 잔존질환이 어느 정도인가가 재발을 예측하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예후지표로 알려지고 있다. 진단 시 예후가 좋다고 판단했으나 미세 잔존질환이 지속된다면 치료 강도를 높이거나 조혈모세포를 이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으면 치료 강도와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치료 반응 정도 평가는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세한 백혈병 세포들이 정상세포 100만개 중 하나라도 있으면 감별해낼 수 있는 정밀한 방법으로 측정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건강보험급여를 포함한 여러 제한사항 때문에 일부 백혈병 아형 외에는 임상적 적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백혈병 중 예후가 불량해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한 급성 림프모구백혈병에서도 미세 잔존질환 평가는 치료 후 재발 예측에 매우 중요하다.
최근 다양한 표적치료제와 면역세포치료의 발달로 이식 전 미세 잔존질환을 최소화하고 이식 성적을 향상시키거나 초기 치료에 도입해 항암치료로 인한 후기 영향을 줄이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미세 잔존질환 측정과 함께 치료의 적정 강도를 적용하고 치료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 효과가 입증된 새로운 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빠르게 임상에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소아의 경우 치료 효과가 입증되고 승인된 최신 약제들의 임상 적용이 성인보다 늦어 안타깝다.
소아 백혈병 환자들이 완치와 함께 최소한의 후기 합병증으로 완치 이후에도 60년 이상을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효과가 입증된 신의료기술의 빠른 접목이 필요하다. /정낙균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혈액종양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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