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혈관 완전히 막혀도 약물 치료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어"

서울아산병원, CTO 환자 815명 대상 스텐트와 약물치료 추적결과

약물 치료 환자군과 스텐트 시술군 개선 정도 큰 차이없어

이미지투데이

심장혈관이 완전히 막혀 버린 경우라도 혈류 공급이 이뤄지고 심장 기능이 정상이라면 약물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이승환·이필형 교수팀은 2010년부터 6년간 세계 5개국 19개 센터에서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병변(CTO) 환자 815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3일 밝혔다. 만성완전폐색병변은 오랜 시간에 걸쳐 심장혈관 동맥경화가 서서히 진행되다 결국에는 완전히 막혀 버리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 398명과 스텐트 치료를 받은 환자 417명의 치료 후 상태를 비교한 결과 약물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중증 합병증 발생이 15.3%로 나타나 스텐트 삽입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15.8%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약물 치료 환자군이 투여받은 약물은 항혈전제, 항협심증제, 고지혈증 치료제 등이었다. 또 약물치료 환자군에서 추가적 시술을 받게 되는 재시술률도 11%로 나타나 스텐트 환자군 10.6%와 비슷했다. 이밖에 환자가 운동할 때 흉통 등을 겪는 협심증상이 나타나는 비율도 두 환자군 모두에서 자연스레 줄어드는 등 개선 수준이 동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만성완전폐색병변으로 혈관이 막히더라도 오랜 세월 동안 주변에 새로운 우회로를 만들어 심장에 혈류를 공급하고 심장 기능 또한 정상이 된 경우는 약물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만성완전폐색병변은 그동안 치료 방침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스텐트 치료가 아니더라도 주변 혈관들을 잘 치료하고 최적의 약물치료를 시행한다면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순환’(Circul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경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