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실적은 321억달러로 갓 3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데 그쳤다. 올해에는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이 같은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여기에는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목표도 있지만 국내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생존을 위해서는 해외에서 일감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일감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국내외에서 ‘동시 실적 악화’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신문이 주요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다수의 회사가 올 해외 수주 목표를 전년보다 높게 잡았다. 실제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 수주액을 지난해 목표액보다 85% 늘어난 13조1,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당초 목표치보다 초과 실적을 올리며 올해 목표액이 크게 뛰었다. 대우건설도 올해 해외 수주 목표액을 3조1,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3% 늘렸다. GS건설도 지난해보다 42.5% 증가한 3조4,530억원의 해외 수주 목표치를 세웠다.
하지만 올 들어 현재까지 수주실적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세부적으로 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을 포함한 현대건설은 올해 1·4분기까지 해외 수주 실적이 단 2건이다. 삼성물산도 올 해외 수주 목표를 소폭 올려 잡았지만 아직 수주 개시도 하지 못했다. 포스코건설도 지난해 수주실적에 3배가 넘는 올해 목표액을 설정했지만 아직 1건을 수주하는 데 머물러 있다. 뿐만 아니라 대우건설·GS건설·HDC현대산업개발도 수주 0건으로 1·4분기를 보냈다.
대형 건설사들은 한결같이 올해 해외 수주 목표를 높여 잡았지만 현 추세라면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계획보다 해외 수주가 매우 부진하다”며 “현 추세라면 계약이 내년으로 밀려 연내 목표 달성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택 사업과 해외 분야에서 동시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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