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 글로벌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신흥국 채권펀드에 총 232억3,000만달러의 투자자금이 유입됐다며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가들이 신흥국 캐리트레이드를 되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흥국 채권펀드는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지속적인 자금이탈에 시달렸으나 올해 들어서는 2월 한 주를 제외하면 주간 단위로 꾸준히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다.
■캐리트레이드 증가 왜
터키 등 신흥국 예금금리 높아
美서 돈빌려 맡기면 年수익 25%
캐리트레이드가 늘어나는 것은 올해 선진국 금리가 더 이상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신흥국 자산의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현재 터키의 3개월 만기 예금금리는 연 28%에 달하며 멕시코(8.49%)와 러시아(7.9%) 같은 신흥국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은 2.6%, 일본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마이너스다. 투자가가 미국에서 돈을 빌려 터키에 돈을 맡기면 환율과 거래비용을 제외하고도 연 25%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둔화를 이유로 올해 금리 동결을 선언한 데 이어 정치권에서도 양적완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선진국에서는 더 이상 금리 인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이드 하이다르 하이다르캐피털매니지먼트 대표는 “올해 캐리트레이드는 (수익이) 좋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캐리트레이드에는 현지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 투자수익이 줄어드는 리스크가 있다. 실제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경우 올 들어 달러 대비 14% 급락했다. WSJ는 “캐리트레이드는 시장이 급변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