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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재정 비효율성·형평성 문제 불거질 수도

비수도권 예타 완화-반대
한성대 교수·경제학
● 예산 '지방이전 효과'...富의 불평등 야기 가능성
● 수도권서 세금 걷고 지방서 쓰게돼 조세저항도
●'전문가위원회 종합평가'는 정치적 입김 우려

  • 2019-04-11 17:26:51
  • 사외칼럼 37면


정부가 지방 국책사업에 대해 경제성 평가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장벽을 낮춘 것을 두고 찬반양론이 맞서고 있다.

지난 3일 기획재정부가 20년 만에 바꿔 내놓은 예타 개편방안은 대상을 수도권·비수도권으로 이원화하고 평가 기준을 달리하고 있다. 그동안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예타 평가 가중치는 경제성이 35~50%, 정책성이 25~40%, 지역균형발전 가중치는 25~35%였는데 다음달부터는 비수도권에 대한 균형발전평가 비중이 30~40%로 5%포인트 높아지는 대신 경제성은 30~45%로 축소된다. 수도권은 지역균형 항목이 사라지고 경제성 가중치는 올라간다. 이번 개편으로 경제성이 다소 낮아도 지역균형에 필요한 사업이면 예타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수도권·광역시의 지방 숙원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수도권 기준 완화 찬성 측은 SOC가 지역발전에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인 만큼 지역균형발전 비중을 높이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수도권에 꼭 쓰여야 할 재원이 지방사업에 이전되면 재정의 비효율성이 높아지고 세입·세출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며 반박한다. 양측의 견해를 싣는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재정 비효율성·형평성 문제 불거질 수도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와 관련된 이슈가 자주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구(IMF)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면서도 추가경정예산으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모순적인 지적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예산이 지난해에 비해 약 10% 정도 증가한 슈퍼 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천재지변이 아닌 곳에 추경을 하려 하고 있다. 여기서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정부지출이 되고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살펴보는 예비타당성 조사다.

지난 1월29일 정부는 총 23개 사업에서 잠정 총사업 24조1,000억원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했다. 23개 사업 대부분이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 사업 중 국고지원 300억원 이상 사업이기 때문에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에 해당하지만 조사 면제 대상으로 올렸다. 특히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떨어진 일부 사업들을 면제사업으로 올린 것은 매우 이해하기 힘들다. 이 같은 점을 살펴보면 이번에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라는 명목 아래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 자체를 바꾸려고 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여러 문제가 보이지만 비수도권 평가기준 완화가 전체 제도개편 방안에서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먼저 재정에 대한 비효율성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이번 내용 중 가장 중요한 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평가항목 비중을 이원화하고 균형발전 평가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현재 건설사업의 평가기준인 경제성 35~50%, 정책성 25~40%, 지역균형 25~35%를 비수도권의 경우 경제성 30~45%, 정책성 25~40%, 지역균형 30~40%로 적용한 반면 수도권은 경제성 60~70%, 정책성 30~40%로 바꿨다. 따라서 비수도권의 경제성은 5%포인트 축소되고 지역균형 항목은 5%포인트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에서의 사업들은 지역균형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힘들어지고 비수도권 사업들이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따라서 지역사업이 통과되면 예산이 그만큼 지방이나 지방 거점도시로 이전되는 효과를 갖게 된다.

이러한 예비타당성 평가체계 개선은 재정의 비효율성과 부의 불평등을 야기하게 된다. 12대 예산 중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입되는 금액은 최근 감소추세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올해 SOC 예산은 19조8,000억원에 달한다. 또 건설사업이 포함되는 중앙정부의 자치단체 경상보조금도 43조4,000억원에 이른다. 전체 예산 469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작은 부분이 아니다. 특히 이번에 적용되는 건설사업의 경우 지역사회에 재원이 투입되더라도, 또 이전 건설사업들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부의 불평등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세입과 세출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 총수입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가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인구 및 세법 개정을 통해 꾸준히 증세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에 예산이 많이 쓰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지방 도시 위주로 정책을 펼치게 되면 필요한 세원은 수도권에서 발생하는데 나머지 세출은 비수도권에서 쓰이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조세저항이 생길 수도 있다.

종합평가 거버넌스 변경도 비수도권 평가기준을 완화하려는 것에 일조하고 있다. 종합평가 방안으로 경제성을 조사기관이 하고 종합평가는 전문가위원회에서 한다는 점은 매우 이해하기 힘들다. 실제로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는 외부 숫자가 연구진의 숫자보다 많다. 연구진이 작성하는 자료에 대해 여러 차례 회의하면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위원회를 둬 평가하게 되면 정부 추진 의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사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현재에서 외부위원을 더 많이 두고 보안을 철저히 하며 연구진에 대해 의사 표시할 수 있는 전문가를 선택하는 절차를 만드는 것이 옳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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