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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헌법불합치] "폐지" 목소리 커진 여성...재판관도 대거 진보성향

<7년만에 왜 바뀌었나>

[낙태죄 헌법불합치] '폐지' 목소리 커진 여성...재판관도 대거 진보성향
여성단체 비웨이브(BWAVE) 관계자들이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은 여성계의 폐지 목소리가 커지는 등 그간 달라진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현 정부에서 임명된 진보 성향의 재판관들이 이전과 다른 전향적 결정을 이끌어냈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1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낙태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58.3%로 집계됐으며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답변은 30.4%였다. 이는 낙태죄 합헌결정이 나온 2012년과 비교하면 급변한 대답이다. 2010년에 리얼미터가 ‘낙태 허용 여부’를 물었을 때는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53.1%였다.

그간 낙태죄에 대한 사회인식이 급변한 것은 2015년 메르스(MERS) 사태,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을 거치며 확대된 페미니즘 세력이 여론 형성에 적극 뛰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익명의 여성 모임인 ‘비웨이브(BWAVE)’는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촉구 집회를 수십 차례 열며 여론 형성을 주도해왔다.

이러한 움직임과 맞물려 2017년 10월 낙태죄 폐지 요구 국민청원은 23만명을 기록하며 2011년 이후 7년여 만의 낙태 실태조사로 이어졌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실태조사에서 여성 1만명 중 낙태를 경험한 여성은 성 경험 여성(7,320명)의 10.3%, 임신 경험 여성(3,792명)의 19.9%를 차지했다. 특히 임신 경험 여성 중 낙태하지 않은 10.1%(383명)도 인공임신중절을 고려한 것을 감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75.4%는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제269조와 제270조를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정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추천으로 임명된 판사들은 모두 위헌을 지지했다. 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 낙태죄에 대한 위헌 의사를 분명히 밝힌 유남석 헌재소장과 이은애 재판관은 위헌에 손을 들었다. 각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어서 진보적인 판결을 내릴 것으로 전망됐던 이석태·김기영 재판관도 예측을 빗나가지 않았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추천인 이영진 재판관과 전 정권에서 임명된 서기석·이선애 재판관까지 위헌 판단에 합류하면서 7대2라는 압도적인 결과를 냈다.

문 대통령이 추천한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후보자가 오는 18일 퇴임하는 서 재판관, 조용호 재판관과 자리를 바꾸면 더욱 진보적인 결정이 많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박찬운 한양대 교수는 “낙태죄 폐지는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가치가 헌재 결정에 반영된 결과”라며 “대통령과 국회가 헌재 구성을 바꿨고 그것이 폐지를 이끌어낸 셈”이라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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