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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박영선 장관에 거는 기대가 의미 있는 이유

김연하 성장기업부 기자

김연하 성장기업부 기자




지난 1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제1회 웰컴투팁스’ 행사를 열었다. 벤처캐피털(VC) 앞에 선 스타트업 대표와 임원들은 그동안의 성과와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조금이라도 돋보이기 위해 안간힘이었다. 이들의 사업 모델은 영어학습·성형·물류·펫 등으로 다양했고 나이도 30~50대로 천차만별이었지만 단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12명 모두 ‘남성’이라는 점이었다.

남성으로만 구성된 발표자를 보면서 기업설명회(IR)에서 만난 여성 스타트업 대표의 하소연이 떠올랐다. 그는 “과거처럼 대놓고는 아니지만 에둘러 남편의 직업과 소득을 묻는 일은 여전하다”며 “민간보다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서 이런 일이 더 자주 일어난다”고 꼬집었다. VC나 정부 지원프로그램 면접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성차별 질문이 여전히 빈번한 것도 사실이다. 비단 창업시장에서뿐일까. 중소기업 취업 현장에서의 성차별 질문은 더욱 노골적이다. 지난해 회사를 그만두고 재취업을 시도한 지인은 면접장에서 결혼 여부와 임신 및 자녀 계획은 물론 ‘남편 밥을 차려줘야 하는데 야근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까지 받았다고 한다.



물론 정부가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해 여성기업이 차별받지 않도록 정부 지원 사업 과정에서의 여성 차별 금지를 명시하고 차별적 질문을 금지했다. 여성창업보육센터와 여성창업경진대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여성전용벤처펀드를 신설했다.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도 장려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아직 현장까지 닿지 않고 있을 뿐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박영선 신임 중기부 장관에게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장관의 생물학적 성별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특별한 정책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흔히들 말하는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이나 ‘어머니의 리더십’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여성이라고 해서 특별히 부드러움이나 모성애를 갖췄다는 말에 동의하지도 않을뿐더러 의원 시절 ‘저격수’로 불리던 박 장관에게 이런 수식어는 어울리지도 않는다. 다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1981년부터 남성 중심의 직장과 사회에서 살아남아 장관직까지 오른 그에게, 선배 직장인이자 사회인이 가질 수 있는 ‘여성에 대한 공감’이 담긴 정책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박 장관의 임명에 환영의 목소리를 낸 여성 경제단체의 목소리가 아쉬움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라는 바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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