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뉴욕 자연사박물관이 브라질과 미국상공회의소 주최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수상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열 계획이었으나 이를 철회했다”고 전했다.
이 박물관은 지난 1970년 이후 해마다 ‘올해의 인물’ 행사 장소를 제공해왔다. 미국과 브라질 상공회의소는 해마다 양국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사 1명씩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고 이곳에서 시상식 및 만찬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는 브라질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수상자로 선정돼 다음달 14일 행사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상공회의소 측은 “박물관이 행사를 위한 적당한 장소가 아니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남미 대표 親美派에 왜?
브라질 열대우림 개발 공약
환경론자들 비판 수용한 듯
남미의 대표적 친미 지도자가 수상자로 선정됐음에도 자연사박물관이 돌연 행사를 거부하고 나선 것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열대우림개발계획에 대한 비난 여론 때문으로 풀이된다. FT는 “최근 자연사박물관은 열대우림보호 조치를 철회하려는 대통령을 위한 장소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과학자와 환경주의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물관 측은 환경론자들의 비판에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장소 예약은 수상자가 누가 될지 알기 전에 이뤄졌다”고 해명한 바 있다.
현재 보우소나루 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투자 유치, 고용 확대를 명분으로 아마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열대우림 지역에 다리와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원주민보호지역에 광산 개발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열대우림 개발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다.
정치권의 압력도 한몫했다. FT에 따르면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자연사박물관에 설 수 없도록 (박물관에) 촉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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