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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여아까지...또 약자 노린 '무서운 이웃'

40대 男, 진주서 방화·흉기 난동...5명 사망·13명 부상

불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

계단·복도 오가며 무차별 살해

희생자 대부분이 힘없는 여성

평소 직업없이 생활해온 범인

작년부터 주민들과 잦은 갈등

아파트에 인분 뿌린 적도 있어

“주민들 모두 열심히 살고 조용하며 모범적인 아파트라고 소문이 나고 여러 차례 상까지 받은 데서 이런 일이 생겼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17일 오전 방화 난동 사건이 발생한 경남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이 아파트 주민 대표 황모(75)씨는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 할 수 있느냐”며 관리사무소 앞에 멍하니 서 있었다. 황씨는 사고 직후 화재와 사고가 발생했다는 아파트 경비의 전화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입구 근처에 도착하니 경찰과 119대원들이 사고를 수습하고 있고 1층 계단 쪽에는 사람 두 명이 바닥에 피를 쏟은 채 쓰러져 있었다. 엘리베이터 입구 바닥에도 피가 흥건했다.

피묻은 손 진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불을 지른 뒤 주민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안모(42)씨가 17일 경남 진주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고개를 숙인 채 걸어 나오고 있다. 수갑을 찬 손에 피가 묻어 있다. /진주=연합뉴스




황씨는 다른 행동을 취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주민들도 하나둘씩 밖으로 달려 나왔다. 모두 당황하고 어두운 표정에 경황이 없어 보였다. 얼굴과 몸에서 피를 흘리며 빠져나온 사람도 있었다.

이날 오전4시29분께 이 아파트 4층에 사는 안모(42)씨가 본인 집에 불을 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건이 발생한 이 아파트는 임대아파트라 많은 입주민이 혼자 살고 있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안모씨도 혼자 살면서 지난해 9월부터 위층 주민들을 상대로 민원을 제기했다고 한다. 그가 5층 주민이 자신의 집에 벌레를 넣고 있다고 관리사무소에 신고했지만 당시 5층 주민들은 외출해 집을 비운 상태였다. 이후 5층과 엘리베이터 안에 인분을 뿌린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지만 당시에는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



사망자 5명은 안씨보다 힘이 약한 노인·여성·어린아이 등이었다. 남성은 74세 황모씨가 유일했고 이모(56)씨, 김모(64)씨, 최모(18)양, 금모(11)양 등 여성 4명이 숨졌다. 부상자 5명 중에서도 차모(41)씨, 강모(53)씨, 김모(72)씨, 조모(31)씨 모두가 여성이었다. 정모(29)씨만 남성이었다.

이 아파트 4층에 거주하는 안씨는 이날 오전4시쯤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건물은 10층짜리 복도식 임대아파트로 승강기와 복도 출입구가 한 곳뿐이다. 안씨는 2·4층의 복도와 계단 등을 오가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흉기에 찔린 사상자 외에도 주민 8명이 화재로 발생한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안씨의 집에 난 불은 소방당국에 의해 20분 만에 진화됐다.

안씨는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체포 당시 “임금 체불 문제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힌 안씨는 경찰 조사 결과 직업 없이 홀로 살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는 “변호사를 불러달라”고 요구하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층간소음으로 인한 주민 간 갈등, 안씨의 정신과 치료 전력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해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안씨는 지난 2015년 12월 보증금 1,800만원에 월세 약 9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이 아파트에 입주했다. 이후 기초생활보조금을 받으며 지내왔으나 2016년 12월 소득이 발생하면서 지원이 일시 중단됐다. 안씨는 이듬해 9월 기초생활수급자 재신청을 했다. /진주=황상욱기자 so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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