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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 유치한다너니...대책 발표후 유턴기업 5곳 그쳐

고용보조금 기한연장에도 기업 마음돌리기엔 역부족
"연 5% 이익내기도 힘겨운데 임금 2년새 30% 치솟아"
해외진출 1,000大 업체 96% "국내 돌아올 계획없다"

  • 박형윤 기자
  • 2019-04-18 17:37:03
  • 정책·세금
100개 유치한다너니...대책 발표후 유턴기업 5곳 그쳐

100개 유치한다너니...대책 발표후 유턴기업 5곳 그쳐

100개 유치한다너니...대책 발표후 유턴기업 5곳 그쳐

베트남에서 페트병 포장재를 제조하는 A사의 대표는 최근까지 국내 복귀를 고민했다. 국내 공장이나 토지 등의 인프라 구축이 더 잘돼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국내 유턴 계획을 접었다.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스러운데다 새로 설비투자를 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미얀마에 있는 공장을 다섯 개 팔아도 국내 공장 하나를 내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집에 돌아오고 싶지만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실로부터 받은 유턴기업 현황에 따르면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첫해인 지난 2014년부터 지금까지 돌아온 기업은 57개에 그쳤다. 2014년 22개로 가장 많았고 2015년 이후로는 평균 7.5개에 머물렀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인센티브를 확대한 유턴기업 종합지원대책을 내놓은 후 올해 3월까지 돌아온 기업은 5개로 평년에 비해 속도가 증가했지만 2022년까지 100개의 신규 유턴기업을 유치하겠다는 정부의 목표와 비교해보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또 57개 기업 중 25곳은 아직 조업 전이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5개 기업 중 14개 기업은 현재 공장을 착공해 곧 조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자국 내 투자를 강요하는 미국 등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라 수출 시장 현지에 공장을 세우는 것은 추세적 흐름이다. 다만 국내의 높은 인건비 역시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들을 가로막는 요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중소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건비 부담이 오른데다 납기 대응 능력도 떨어져 국내에 남을 유인이 떨어졌다”며 “오히려 인건비가 우리나라의 8분의1 수준에 불과한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로 ‘탈출’하려는 기업들이 많다”고 밝혔다. 경기도 시흥 시화국가산업단지에서 반도체 제조기기를 만드는 B사의 대표도 “다른 산업에서는 1년에 5%의 이익을 내기도 어려운 가운데 2년 사이에 임금이 30%나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주변 중소기업이 모두 베트남으로 진출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반응은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매출 기준 1,000대 제조업체 중 해외사업장을 거느린 기업에 유턴 의사를 묻자 96%에 해당하는 대다수 기업은 국내 유턴 계획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유턴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의 비중은 1.3%로 2개사에 불과했고 국내사정이 개선되거나 현지사정이 악화될 경우 국내 유턴을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중은 2.7%로 4개사에 머물렀다. 해외 시장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유턴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77.1%로 가장 컸지만 국내 고임금 부담 16.7%, 국내 노동시장 경직성 등이 4.2%로 그 뒤를 이었다.

거대 협력사를 거느린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국내로 돌아오지 않는 영향도 크다. 57개 유턴기업 중 대기업은 단 한곳에 불과하다.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있는 카메라 모듈 제조업체 C사의 관계자는 “저희는 원청을 따라 2010년대 초반부터 베트남에 공장을 세웠다”며 “원청이 다시 국내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한국으로 유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 하나가 해외에 공장을 새로 세우면 수백개의 중소기업이 따라간다는 속설이 돌 정도”라며 “파격적으로 인건비가 낮아지거나 전면적인 세제혜택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이미 해외에 나간 기업이 국내에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내외적으로 유턴기업 활성화가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유턴기업대책부터 더욱 파격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표적인 게 수도권 규제다. 유턴기업대책에 따르면 보조금과 세제 감면 지원 요건은 각각 ‘비수도권 복귀기업’과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이외 지역’이다. SK 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사례에서 드러났듯 수도권 입지 규제가 풀린다면 돌아오는 유턴기업도 확실히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유환인 한국경제연구원 상무는 “유턴기업에 한해서라도 수도권 규제 등을 확실히 풀어줘야 유인이 발생하지 않겠느냐”며 “유턴기업을 늘린다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가능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기업이 돌아오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윤·심우일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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