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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경부고속도...88올림픽...GTX·신도시 개발 들먹이며 현혹

■시대별 기획부동산

60~70년대 SOC투자 빌미로

땅값 파동·강남 '복부인' 판쳐

80년대 3저 호황속 '딱지사기'

90년대이후 '지분쪼개기' 극성





기획부동산이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은 지난 1960년대부터다. 당시 대규모로 진행된 서울 강남 개발에 편승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이들은 형태를 바꾸며 진화해나갔고 현재도 전국을 무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문제는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사기인 줄 알면서도 기획부동산의 꾐에 넘어간다는 점이다. SK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용인시 원삼면 일대는 요즘 기획부동산의 주 무대다. 성남 금토동의 경우 1개 필지에 공동소유자가 무려 3,000명 이상인 땅도 있었다. 기획부동산이 지분을 나눠 판 땅이다. 한 전문가는 “땅은 일단 사놓으면 내가 아니더라도 내 자식 때는 빛을 발한다는 이른바 ‘토지 불패’ 신화가 자리 잡고 있다”며 “사기인 줄 알면서도 기획부동산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기획부동산의 역사는 한참 거슬러 올라간다. 1960년대 말 시작된 강남 개발은 기획부동산에 좋은 재료였다. 당시 ‘영동(영등포 동쪽)’으로 불리던 서초구 등 강남 일대 땅값이 급격히 올랐고 개발 열풍은 송파구 잠실, 용산구 동부이촌동 등지로 퍼져나갔다.

기획부동산들은 토지등기부 열람이 쉽지 않은 당시 상황을 활용했다. 가짜 지적도를 보여주거나 땅 주인과 이름만 같은 사람을 내세우는 방법 등으로 사기거래를 성사시켰다. 1975년에는 부동산중개업자 30명이 공문서를 조작해 당시 20억여원 규모의 잠실·강남 일대 국유지를 자신의 것인 양 판매해 큰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사회 분위기도 기획부동산에 날개를 달아줬다. ‘복부인’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전국에서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었다.



강남 개발 등으로 부를 축적한 이들 기획부동산은 1980년대에 이른바 ‘딱지’로 또 한번 사기를 친다. 당시는 3저 호황으로 시중의 유동성이 넘쳐났다. 이들 자금의 상당액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됐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량의 아파트가 시장에 공급됐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욕망과 맞물려 아파트 가격은 상승했다. 게다가 아파트 입주권을 사들여 떼돈을 버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면서 투기열풍을 부채질했다. 이에 ‘딱지’로 불리는 입주권을 실제 분양하는 아파트 수보다 더 찍어내는 사기도 잇따랐다. 1989년 양천구청 공무원이 아파트 임대권, 1993년 서초구청 공무원이 시영아파트 입주권을 거짓으로 찍어내 판매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닐하우스·판잣집 등 불법건축물을 짓거나 기존 건물을 다세대로 불법 증·개축해 분양권을 얻을 수 있다며 판매하는 수법 또한 유행했다.

이들은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대규모 개발계획에 근거해 주변 땅을 쪼개 팔고 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맹지 △보존관리지역 등의 개발 가능성 없는 토지를 싼값에 대거 사들여 작게 나눠 비싸게 파는 기법이다. 기획부동산은 최근 들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3기 신도시가 예정된 경기도 일대를 들쑤시고 있다. 토지·건물 실거래가앱 밸류맵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기업형 기획부동산이 매매한 토지 거래건수는 약 1만1,646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제3테크노밸리 등을 미끼로 기획부동산이 횡행하는 성남 금토동의 한 토지는 이달 지분권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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