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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이청아, “하나 하나 단점을 고쳐 나가는 배우”

‘다시 봄’ 이청아 “이 영화의 시작과 끝은 모성애”

“연기는 언제나 더 잘하고 싶다.” ‘어깨 힘 빼’라는 말을 17년이 넘게 아버지에게 들으면서 배우 일을 하고 있다는 이청아. 그는 “언제나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하나 하나 단점을 고쳐 나가는 게 배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속도로, 또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대로 사는 소신 있는 배우 이청아. 매일매일 받게 되는 선물 같은 ‘어제’를 경험하게 해준 영화 ‘다시 봄’의 주역으로 돌아왔다.

웹툰작가 라라시스터의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다시, 봄’(감독 정용주)은 딸을 잃은 여자가 중대한 결심을 한 그날, 어제로 하루씩 거꾸로 흘러가는 시간을 살게 되면서 인생 두 번째 기회를 얻게 된 타임 리와인드 무비다. 이청아는 딸을 잃고 하루씩 어제로 돌아가 시간여행을 하게 된 ‘은조’로 열연했다. 배우는 딸을 잃은 슬픔부터 중대한 결심을 한 순간, 거꾸로 흐르는 시간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모습까지 공감을 끌어내며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배우 이청아/사진=킹스엔터테인먼트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받아 든 ‘은조’ 의 시간 여행의 목표는 오직 딸 예은(박소이 분)이다. 그렇기에 그는 “이 영화의 시작과 끝은 모성애이다”고 전했다.

“은조는 자고 일어나면 ‘어제’에서 눈을 떠요. 은조라는 인물이 느끼는 감정이 너무 많을 것 같았는데 제가 어떤 포인트를 잡느냐에 따라 이 영화의 색이 많이 바뀔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전과 다르게 살면서 그 하루를 바꿀 순 있지만 자고 일어나면 또 그 전날로 가는 이야기죠. 은조가 이야기를 쭉 이끌어가면서 그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제겐 큰 공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4년 전)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싱글맘을 연기했어요.”

개인적으로 엄마가 이 영화를 보지 못한 사실이 못내 아쉽다는 마음도 털어놨다. “이 영화를 엄마가 보시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살아계셨으면 분명 잔소리를 했겠지만, 또 연기 혹평을 하셨겠지만, 엄마가 꼭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요.”

영화 ‘다시 봄’ 스틸


영화 ‘다시 봄’ 스틸


SBS 주말 드라마, ‘원더풀 마마’(2013) 아이 엄마 역할을 맡은 적이 한 차례 있지만, 엄마 역할은 미혼인 그에겐 쉽지 않았다. 스스로도 “딸로밖에 살아오지 않아 엄마의 마음을 책이나 엄마가 된 주변의 언니들을 인터뷰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라고 말했다.

캐릭터에 공감하기 위해 엄마가 된 선배들을 붙잡고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내가 절대 모르는 이야기라는 절망감과 함께 “우리 엄마는 어땠지?”가 떠올랐단다. 학창시절에 엄마와 다퉜을 때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잘 모른다. 배우는 중이다’라고 말했던 에피소드가 떠오른 것.

“ 학창시절에 엄마가 제 마음을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엄마와 다퉜어요. 그때 엄마가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잘 모른다. 배우는 중이다’라고 하셨어요. 사실 그 때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란 걸 생각을 안 해봤다는 걸 처음 깨달았어요. 그 때 엄마의 마음이 영화 속 은조의 심정과 비슷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순간 나는 엄마를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다는 게 좋을지도 몰라란 생각이 들었죠. 자신감 아닌 자신감이랄까. 그 때부터 저를 믿고 연기했어요.”

이기우 배우와 오랜 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이청아는 ‘결혼’ 이야기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지만 “언젠가 엄마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있음을 털어놨다.

“엄마가 된다는 건 멋진 일이다고 봐요. 배우로서 대본을 접해봐도, 이 인물이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엄마이기 이전과는 달라요. 선배 배우들도 엄마가 되고 나면 보는 세상이 바뀐다고 했어요. 그래. 그럼 내가 배우로서 더 풍부한 감정선을 가질 수 있기에 엄마가 되고 싶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엄마가 되기 위해선 계획과 각오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엄마의 삶을 책임질 수 있고, 그 감정을 겪으면서 만날 수 많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돼야 할 것 같아요.”



배우 이청아/사진=킹스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청아/사진=킹스엔터테인먼트


“제가 어린 시절 엄마 말도 안 듣고 대든 적도 많은데, 엄마가 ‘내 인생에서 제일 잘 하는 건 너랑 네 동생을 낳은 거야’라고 말해주셨어요. 그것만 봐도 엄마가 되는 일은 멋진 일인 것 같아요.”

2002년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으로 데뷔한 이청아는 한양대 연극영화과 재학시절 출연한 영화 ‘늑대의 유혹’(2004)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 2 ’(2007)‘호박꽃 순정’(2010), ‘꽃미남 라면가게’(2011), ‘원더풀 마마’(2013), ‘뱀파이어 탐정’(2016), ‘운빨로맨스’(2016), ‘이번 생은 처음이라’(2017) , ‘해빙’(2017)등에 출연했다.

20대 때는 밝고 캔디형의 캐릭터로 이미지가 굳어졌다. 이후 황정민과 함께한 작품 KBS 2TV 새 수목드라마 ‘그저 바라 보다가’(2009)를 통해 기존 이미지를 깼다. ‘꽃미남 라면가게’(2011)를 통해 보다 다양한 변신이 가능한 배우로 인정 받았다.

30대의 이청아는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말 할 줄 아는 배우였다. 자꾸 귀를 기울이게 되는 화술 역시 겸비했다. 그는 “사실 말 하는 게 익숙한 사람이 아니다” 며 “20대 때 인터뷰 할 땐 기자분들이 많이 답답해 하셨다”고 털어놓기도. 이어 “제가 논리적으로 말하고 있나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의 논리적인 언변은 연극배우인 아버지 이승철의 도움이 컸다. 배우를 꿈꾸지 않았을 때부터 아버지께서는 배우의 발성이나 마음가짐에 대해서 늘 얘기해 주셨다고 했다. 그 때 들었던 가르침들이 이청아에겐 피가 되고 살이 된 것.

“나중에 대학교에 가니 아빠가 가르쳐준 게 배우에게 필요한 내용이란 걸 알게 됐어요. 이빨에 교정기를 끼고 있는 탓에 웅얼웅얼 말하는 버릇이 생겼는데, 그 습관을 고치라고 20대 내내 입에 트럼프 카드를 물게 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하나하나 단점을 고쳐나가야 좋은 배우가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그 누구보다 정확한 스승이자 관객인 아버지가 있어 연극 무대에 두려움을 갖고 있던 차. 그는 2016년 연극 ‘꽃의 비밀’(장진 연출)로 대학로 연극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단번에 지적을 해주세요. ‘저 표정은 별로 안 좋다’, ‘어깨에 힘 빼라’고요. 이런 아버지가 있어 감사하죠.”

전성기는 와도 되고 안 와도 되는데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하고 싶은 게 이청아의 진짜 속마음이다. “조금 느려도 내가 추구하는 가치대로 살고 싶다”는 이청아. 그는 “왜 만년 ‘라이징(스타)’이냐, 빨리 잘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라이징이라고 해주는 것만도 좋다”며 웃었다.

“연기란 게 누적이 안 된다는 특성이 있어요. 연기칭찬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게 다음에도 누적 돼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건 아니죠. 새 작품, 새 캐릭터를 만나면 또 새 팀과 쌓아나가야 하는 게 연기죠. 그렇기에 하고 싶은 일은 계속 하고 싶긴 해요. 서두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내 속도로 가려고 해요. 조금 손해볼 수도 있고 내가 되고 싶은 게 더디게 갈 수도 있지만, 결국에 내 스스로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게 살면 되는 것 같아요.”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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