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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혹은 쪽박...해외선물에 꽂힌 개미들

국내증시 장기 박스권 등 영향

거래장벽 낮아 투자도 손쉬워

작년 거래량 4배 늘어 2억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상품

불법중개소도 많아 투자 주의





국내에서 해외선물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증시가 장기간 박스권을 맴돌자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큰 해외선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박을 거둘 수도 있지만 손실이 날 가능성도 그만큼 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상품인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4,450만여건 수준이던 국내 투자자의 해외선물 거래량은 지난해 1억9,304만여건을 기록하며 네 배 넘게 증가했다. 해마다 10% 안팎으로 늘어나다가 지난해 전년 대비 3배 이상 폭증했다.

지난해 글로벌 지수가 세 차례나 급락하며 변동폭이 확대된 것이 해외선물 거래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킨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 증시는 2018년 미국의 금리 인상과 터키발 외환위기 등 악재를 겪으며 2월과 7월·10월에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레버리지를 통해 고수익을 챙기려는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스피는 변동성이 크지 않았던 반면 원유 등 해외선물의 변동성이 크게 증가하며 거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증시가 크게 출렁이며 ‘검은 10월’로 불린 지난해 10월 개인의 해외선물 거래량은 전달에 비해 54.5%나 급증했다.

개인의 선물 거래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분쟁이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 증시 변동성을 키울 만한 굵직한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올해 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증시의 오름폭이 더딘 상황도 해외선물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주식과 해외선물을 중복 거래하는 해외선물 투자자 특성 때문이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이 좋으면 해외선물 거래대금이 주식거래 계좌로 이동하는 반면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하면 그 돈이 저녁에는 해외선물 거래 계좌로 이동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개인의 홍콩 항셍지수 선물 거래가 증가하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3월 27위에 머물렀던 항셍지수 거래량은 올해 3월 9위로 비중이 크게 늘었다. 변동성이 높아 고위험 종목으로 분류되는 항셍지수는 1%대의 변동만으로도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코스피가 올해 8%대 성장률을 보이는 동안 항셍지수는 14%가량 상승했다.

국내 선물의 거래장벽이 높다는 점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선물 진출을 부추기는 데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이 국내 선물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최소 3,000만원의 기본 예탁금과 30시간에 달하는 금융투자협회 교육 및 한국거래소의 모의거래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반면 해외선물은 수백만원의 예탁금으로도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해외선물에 관심이 높다 보니 잘못된 투자로 피해를 보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소액 증거금만으로도 선물 투자가 가능하다며 개인투자자를 모집하는 ‘무인가’ 투자 중개업체가 크게 늘었다. 해외선물 관련 피해 민원만 지난해 100여건이 넘게 접수됐다. 아프리카TV 등을 통한 해외선물 불법 리딩도 증가하는 추세다. 범위가 워낙 광범위해 예방을 위해서는 포털업체의 협조가 불가피하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아프리카TV와도 업무협약을 추진했지만 업체들이 워낙 소극적이라 힘들다”고 지적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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