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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총리 이어 문희상 의장도 아키히토 일왕에 사의

문 의장 "한국 아픔 함께 해"…퇴위 맞춰 축전

문 대통령도 "재위 기간 한일관계 발전 기여"

이 총리, SNS 통해 "한일 새 우호협력 구축해야"

日 변화 계기, 냉랭한 한일관계 돌파구 마련 나서

문 대통령, 1일 나루히토 일왕에게도 축하 서한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문희상 국회의장./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에 이어 문희상 국회의장도 지난 달 30일 퇴위한 아키히토 일왕에게 축전을 보내 재위 기간 한일관계를 위한 노력을 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국회가 1일 밝혔다.

국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 의장이 축전에 “천황께서 주변 국가들과 평화롭고 조화로운 열린 관계를 가져야 함을 말씀하시고, 특별히 한국에 대해 아픔을 함께하고 화해와 협력을 강조해 오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는 내용을 담아 보냈다고 전했다. 또 문 의장은 “이러한 뜻이 앞으로 한일 양국관계를 더욱 가깝게 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며 “평생 중시하셨던 평화의 가치가 앞으로 우리 양국과 동북아에 뿌리내려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계속 애써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하고 나루히토 새 일왕이 5월 1일자로 즉위함에 따라 연호를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변경하는 등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겼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달 30일 문 대통령이 아키히토 일왕에게 사의를 표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아키히토 천황이 재위 기간 중 평화의 소중함을 지켜나가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해 왔다고 하고, 한일관계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또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퇴위 이후에도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힘써줄 것을 기대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 중 천황·일왕 용어 논란과 관련 된 질문이 나오자 “천황이 정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호칭”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달 30일 퇴위한 아키히토(오른쪽) 일왕과 1일 즉위한 나루히토(왼쪽) 일왕./AP연합뉴스




이어 외교부는 1일 “문 대통령은 나루히토 천황의 즉위를 축하하고, 퇴위한 아키히토 천황과 마찬가지로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면서 평화를 위한 굳건한 행보를 이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며 “나루히토 천황이 한일관계의 우호적 발전을 위해 큰 관심과 애정을 가져줄 것을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 총리도 지난 달 30일 오후 순방을 떠나기에 앞서 개인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아키히토 일왕에 대한 사의와 나루히토 일왕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이 총리는 “일본, 5월 1일부터 ‘레이와’ 시대”라며 “한일관계를 중시하셨던 아키히토 천황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즉위하실 나루히토 천황님께서는 작년 3월 브라질리아 물포럼에서 뵙고 꽤 깊은 말씀을 나누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한일 양국이 새로운 우호 협력 관계를 구축하도록 지도자들이 함께 노력합시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을 비롯해 이 총리, 문 의장 등이 잇따라 아키히토 일왕에게 ‘평화에 대한 노력’에 대해 사의를 표한 것은 일본의 새 출발을 계기로 악화일로인 한일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일관계는 지난 해 10월 대법원의 신일철주금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서 시작해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 공식화(2018.11월) ▲해군 레이더 조사 논란(2018.12월) ▲문희상 국회의장 일왕 사죄 요구 발언(2019.2월) ▲일본 초등교과서 ‘독도 일본 영토 주장’(2019.3월) 등이 잇따라 문제가 됐고,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가 지지층인 보수 집결을 위해 반한 감정을 의도적으로 자극하는 정치적 전략을 계속 구사하면서 양국 관계가 역대 최악 수준에 처해 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본도 총리관저에서 모든 것을 틀어쥐고 외교를 하기 때문에 6월 말 오사카 G20 정상회의 때 문 대통령이 가서 짧은 시간이나마 정상회담을 하고 한일관계 개선의 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단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지만 일단 만나서 다양하게 논의를 계속하는 데 합의하면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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