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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간염 대유행인데...20~30대 68~87%가 '무방비'

4개월간 신고 환자 3,627명

전염성 강해 집단발병 위험 ↑

젊은층은 어려서 앓은적 없고

국가예방접종 못받아 항체 無

감기·몸살·장염과 초기증상 비슷

가장 효과적 예방법은 '백신 접종'

6~18개월 간격으로 2회 맞으면 돼

물 끓여 마시고 음식 익혀 먹어야

A형간염이 유행하는 가운데 서울의 한 병원 관계자가 A형간염 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A형간염이 유행하며 백신 접종과 손 씻기, 어패류 익혀 먹기 등 예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포털에 따르면 올 들어 넉 달 동안 의료기관에서 신고한 A형간염 환자는 3,6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67명)의 3.4배, 연간 발생 환자(2,124명)의 1.7배나 된다. 전염성이 강해 군대·학교·유치원 등 단체생활을 하는 곳에서 집단발병 위험도 높다.

올해 발생한 A형간염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은 30∼40대(30대 37%, 40대 35%). 20대(13.5%)와 50대(9%)를 포함하면 95%를 웃돈다. 50대 이상 연령층은 사회 전반의 위생상태가 좋지 않았던 어린 시절 A형간염을 가볍게 앓고 지나가 98% 이상이 바이러스에 항체를 갖고 있다. 반면 40대 이하 연령층은 위생상태가 좋은 환경에서 자란데다 A형간염에 대한 국가예방접종이 지난 2015년부터 시작돼 항체가 없는 사람이 많다.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40대의 20%, 30대의 68%, 20대의 87%, 10대의 58%가 A형간염 바이러스 항체가 없었다. A형간염 환자의 평균 나이가 29세 안팎이라는 통계도 있다.

◇외부 유입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도 증가세=김윤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국내에 유행하는 A형간염은 외부에서 유입된 새로운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많아 면역력 없는 사람이 늘고 있으므로 대비가 필요하다”며 “드물지만 간성뇌증(간성혼수)을 동반한 급성간부전으로 빠르게 진행돼 간이식을 하지 않으면 절반가량이 사망할 수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치료방침을 빨리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A형간염은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급성염증성 간질환. 환자의 분변에 오염된 손,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과일·어패류, 감염자 혈액 수혈이나 성접촉·주사기 등을 통해 감염된다. 감염된 사람은 증상이 생기기 2주 전 황달이 나타나고 발생 1주일까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



따라서 A형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 물 끓여 마시기, 기온이 올라갈수록 조개 등 어패류를 포함한 음식 익혀 먹기 같은 개인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음식은 섭씨 85도 이상에서 1분간, 조개류는 90도 이상에서 4분간 익히고 채소·과일은 깨끗이 씻어 먹어야 한다. 화장실 이용 후, 식사나 음식조리 전, 환자나 아이를 돌보기 전에 비누로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을 씻는 것도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A형간염 예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2012년 이후 출생자는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주소지와 관계없이 무료접종을, 그 전에 태어난 사람은 의료기관에서 유료접종을 받을 수 있다. 생후 12개월 이후 어린이·청소년과 성인은 나이와 백신 제품에 따라 2회(6~18개월 간격) 접종하면 된다. 40세 미만 연령층은 검사 없이, 40세 이상은 항체가 생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한 뒤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하면 100% 가깝게 항체가 생성된다.

접종권장 대상은 생후 12∼23개월 소아와 A형간염 항체가 없는 소아·청소년·성인, 특히 만성간질환자와 외식업·보육시설 종사자, 의료인, A형간염 유행지역 여행자, 최근 2주 이내 A형간염 환자 접촉자, 남성 동성애자, 약물중독자 등이다.

◇감기·몸살과 초기 증상 비슷하지만 콧물·기침 없어=A형간염은 바이러스에 노출된 지 15∼50일(잠복기) 뒤 발열, 심한 피로감, 두통·식욕부진·구역·구토·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증상이 감기·몸살·장염과 비슷하지만 콧물·기침이 없고 아주 심하게 피로하며 1주일 안에 황달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감염자 상당수는 암갈색 소변이나 황달 등 후반기 증세가 나타나야 병원을 찾는다.

건강한 사람은 안정을 취하고, 잘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아도 대부분 몇 주 지나 자연치유된다. 고단백 식이요법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없어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만 쓰기 때문에 증상이 수개월 동안 이어지는 사람도 있다. 다른 간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사람이 A형간염에 걸리면 간세포가 파괴되면서 간부전, 전격성 간염으로 발전해 드물지만 간이식을 받지 못할 경우 사망(치사율 0.1∼0.3%, 50세 이상은 1.8%)하기도 한다.

6세 미만 소아는 A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70%가 무증상이고 경증으로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으며 10%가량에서 황달이 발생한다. 반면 성인은 70% 이상에서 황달이 일어나고 나이가 많을수록 증상이 심해진다. B형간염 등과 달리 만성간염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임형준 고대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A형간염 바이러스 항체가 없는 일부 50대 이상 연령층이 A형간염에 걸리면 매우 심각한 임상 양상을 보일 수 있다”며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해외여행 시 음식물 섭취와 개인위생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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