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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딸이었는데…" 강원도 산불 도왔던 의인에게 닥친 슬픔

산불 이재민에 써달라며 돌반지 6개 보냈던 의인

다이빙 선수 꿈꾸던 딸, 어린이날 전날 훈련도중 숨져

다이빙 사고로 숨진 최광우 씨의 딸 최아연 양 생전 모습 / 연합뉴스(최광우 씨 제공)




“자기는 이제 어린이가 아니니까 9살 동생 선물부터 해 달라던 착한 딸이었는데…”

지난달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 이재민을 위해 써달라며 막내아들 돌 반지 6개 등을 기부해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됐던 의인이 어린이날 전날 사고로 중학생 딸을 잃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인천에 거주하는 최광우(47) 씨의 사연이 11일 연합뉴스를 통해 보도됐다.

최광우 씨는 지난달 강원도 산불 이재민들의 처참한 모습을 TV에서 본 뒤 지인들에게서 받았던 아들 돌 반지 6개와 팔찌를 모두 속초시에 기부했다. 최 씨가 돌 반지와 함께 보냈던 손편지에는 “지인분들이 축하해 준 아들 돌 반지를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보낸다. 반지 안에는 많은 사랑이 담겨 있다. 피해지역에 다 써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아내도 딸도 모두 그의 결정에 기꺼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최 씨의 둘째 딸인 최아연(14) 양은 어린이날 전날이던 4일 오후 2시 35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다이빙 훈련을 하다 다이빙대에 머리를 부딪쳐 사고를 당했다. 다이빙 국가대표를 꿈꿨던 최 양은 이날 다른 학생들과 함께 지상훈련을 마친 뒤 다이빙 높이를 점차 올리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사고는 한순간에 찾아왔다. 몸을 돌면서 입수하는 트위스트 자세로 점프한 최양은 점프 직후 다이빙대에 머리를 부딪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최 양은 응급조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최아연 양이 아버지 최광우 씨 등에게 남긴 어버이날 손편지 / 연합뉴스(최광우 씨 제공)




아무도 예기치 못한 사고로 맞은 둘째 딸의 죽음에 최 씨는 가슴이 무너져내렸다. 최 씨는 늘 새벽 1시에 일하러 나가는 탓에 사고 전날 딸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는 사고 전날 사랑하는 둘째 딸과 한 마지막 통화를 떠올렸다. 어린이날 선물로 뭘 받고 싶냐고 묻자 ‘난 어린이가 아니니까 9살 동생 선물부터 해 달라’던 착한 딸이었다. 최 씨는 “딸이 짜장면하고 탕수육을 좋아한다”며 “원래 오후 3시쯤 연습이 끝나는데 그럼 끝나고 나서 동생이랑 같이 먹으러 가자고 했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최양은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님과 할머니에게 짤막한 손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꾹꾹 눌러 쓴 손편지에는 카네이션이 달려있었다. 최 양은 손편지를 통해 아버지인 최 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전했다.

“평일에는 못 보지만 주말에 웃는 얼굴로 인사해주는 아빠! 새벽 일 할 때 항상 안전운전하시고 아프지 마세요. 항상 기도할게요! 사랑해요♡”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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