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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몸서 이식용 장기생산 연구 본격 나설 것"

김진회 건국대 인간화 돼지 연구센터장

사람 유도만능 줄기세포 돼지에 주입

윤리위 심의 통과...이식 대기환자에 '희망'

성공땐 사스, 메르스 백신개발도 가능





“이론적으로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는 모든 장기를 돼지 몸에서 생산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사람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돼지에게 주입해 질병 치료에 필요한 장기를 생산하는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14일 건국대 인간화돼지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김진회(60·사진)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식이 가능한 장기를 무한 생산할 수 있다면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의 치료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국대 인간화돼지연구센터는 의료용으로 최적화된 돼지(메디 피그)의 몸 안에서 사람에게 이식 가능한 조직과 장기를 생산하는 연구(인간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한 인간 면역체계를 가진 돼지 생산)에 대해 최근 대학 내 기관생명연구윤리위원회(IRB)의 심의를 통과했다.

김 센터장은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사용해 동물에게 하는 실험의 경우 기관 IRB 허가만으로 충분하다는 회신을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았다”며 “사람 간 이식이 아닌 동물을 이용한 이식 연구가 기관 허가만으로도 가능한 점을 확인한 만큼 본격적으로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다 자란 피부세포 등을 이용해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분화능력을 가진 원시 상태로 되돌린 줄기세포를 말한다. 역분화줄기세포라고도 불린다. 사람의 난자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윤리적인 문제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센터는 새끼 돼지의 몸에서 사람에게 이식이 가능한 신장·췌장 등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김 센터장은 “사람의 줄기세포를 돼지 난자에 이식해 장기를 만들어내는 만큼 말 그대로 돼지 몸에서 사람 장기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2014년 자체 생산에 성공한 면역결핍 돼지를 연구에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센터는 이번 실험이 성공하면 돼지에서 키운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은 물론 혈액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면역단백질을 정제해 암 같은 난치성 질환용 의약품이나 백신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또 만약 사람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주입한 돼지의 배아를 대리모 돼지에 이식하고 대리모로부터 태어나는 돼지는 인간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면역세포와 흉선을 갖게 된다”며 “사람 면역체계를 가진 돼지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면 해당 감염병에 대항하는 데 필요한 인간 항체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과거 일본에서 생쥐를 통한 장기 실험은 한 적이 있지만 돼지를 이용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이종 간 장기이식 연구는 지난 2017년 미국 연구자들이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돼지 배아 생산에 일부 성공했다고 보고한 것이 전부다.

김 센터장은 “과거 ‘황우석 사태’로 이종 간 장기이식 연구에 대한 편견도 일부 존재하지만 이번 연구는 완전히 다른 연구로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식할 장기가 턱없이 부족하고 현재 이식 대기 환자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이종 장기이식 연구를 가로막는 법 제도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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