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국세청장에 내정된 김현준(51) 서울지방국세청장은 기획에서 조사까지 중요 보직을 거치며 엘리트코스를 밟아왔다. 1968년생으로 경쟁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점, 지난 정부에서 청와대 파견을 다녀왔다는 점에도 국세청장 내정자에 올랐다는 것은 유명한 ‘워커홀릭’으로 꼽히는 성실성과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세청장 중 역대 최연소다. 외부인사가 일부 거론됐다가 내부 출신으로 선회한 것도 김 내정자가 신망 있고 개혁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한승희 현 청장에 이어 김현준 청장도 서울국세청장에서 국세청장으로 올라감에 따라 차기 서울국세청장 후보군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인선에서 막판까지 경합했던 김대지 부산청장이 서울청장으로 자리를 옮길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28일 과세당국에 따르면 경기 화성에서 태어난 김 내정자는 수원 수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86학번)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해 본청 법무과장, 징세법무국장·기획조정관·조사국장 등 주요 직위를 다수 거쳤다. 본청 조사국장과 서울청장으로 재직하면서 굵직굵직한 대기업과 해외 기업의 지능적 탈세에 대한 기획 조사를 깔끔하게 이끌어 세무조사의 공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중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주말 근무도 자처하는 일벌레 스타일로 알려졌다. 국세청 내부에서는 내부 출신 청장 선임에 대해 환영하는 목소리를 내면서도 그의 강한 업무 스타일에 대한 긴장감이 흐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자를 비롯해 과장·국장들과의 소통도 활발해 조직에 안정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내정자는 문자 메시지에서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향후 국세행정 운영 방향 등 구체적인 사항은 인사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세청장 내정자는 청문회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현재 파행 중인 국회 상황을 감안하면 취임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주변 관리를 청렴하게 유지해와 청문회 통과는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 2007년 노무현 정부 말기에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파견됐고 2013년 박근혜 정부 초에 다시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되는 등 색깔이 전혀 다른 정부에서 두루 등용됐다.
‘로열로드’에 올라설 수 있는 차기 서울청장으로는 이번에 청와대 검증을 받았던 김대지 청장과 함께 김형환 광주청장이 거론된다. 이들은 국세청 차장으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부산 출신으로 행시 36회인 김대지 청장은 1966년생이다. 다른 후보군으로는 이동신 대전청장, 최정욱 인천청장 등 행시 36회 지방청장들이 거론된다. 행시 35회인 이은항 국세청 차장은 용퇴가 예상된다.김명준 조사국장과 강민수 기획조정관은 승진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임성빈 서울청 조사4국장은 본청 조사국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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