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허가 취소로 제품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950160)의 상장폐지 우려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이 상장심사 당시 제출한 서류가 허위였다면 상장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고 그렇지 않다 해도 적자 상태가 이어져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인보사 판매중단 이후 주가 급락기에도 막연한 기대감에 투자했던 개인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거래소는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하자 오전10시35분께 제품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과 이를 판매한 코오롱티슈진 모회사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의 주권매매 거래를 정지했다. 이날 장 초반만 해도 주가는 상승 출발했으나 허가취소 결정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급락해 하한가로 추락했다.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해당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거래를 정지하기로 했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품목허가취소 처분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를 코오롱티슈진의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투자자의 관심은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에 따르면 ‘상장과 관련한 신청서 및 첨부서류의 내용 중 중요한 사항을 허위 기재하거나 누락해 코스닥시장 상장이 현저히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상장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장을 폐지한다고 돼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7년 11월6일 상장했는데 이와 관련해 식약처 허가를 받은 그해 7월보다 4개월 앞선 3월에 인보사의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확인했다고 최근 정정 공시를 했다. 거래소가 상장심사 과정에서 코오롱티슈진이 이를 알고도 누락했다고 판단할 경우 코오롱티슈진을 상장폐지 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다.
이 규정을 피하더라도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적지 않다. 코오롱티슈진은 기술특례 상장이 아닌 코스닥 상장사로 4년 연속 적자를 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사업연도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이미 2017년·2018년 2년 연속 적자를 본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수출마저 막혀 앞으로도 흑자를 내기 쉽지 않은 상태다.
재감사 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코오롱티슈진은 15일 “외부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이 2018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공시했다. 만일 감사의견이 비적정으로 바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다.
주가 폭락으로 뿔난 소액주주는 집단소송에 나섰다. 제일합동법률사무소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 주주 142명은 27일 코오롱티슈진 및 이우석 코오롱티슈진 대표 등 9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6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3월 말 현재 코오롱티슈진은 36.66%가 소액주주다. 개인투자자는 4월1일부터 27일까지 주가가 70% 넘게 폭락하는 동안에도 약 111억6,000만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한편 코오롱티슈진과 달리 코오롱생명과학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은 편이다. 코오롱생명과학에서 인보사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5% 이하이기 때문이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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