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의 위축 때문에 글로벌 경제성장이 작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2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2018년 자동차 매출 감소 때문에 국내총생산(GDP)의 세계 총합이 0.2% 줄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독일 통계업체 스타티스타는 작년 글로벌 GDP를 84조8,354억6,000만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작년에 자동차 불경기 때문에 1,697억(약 202조원) 달러가 증발한 셈이다.
자동차 수요는 작년에 0.1% 줄어들어 2009년 이후 9년 만에 첫 감소로 기록됐다. 감소 폭은 작지만 그 전에 수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4.1%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당한 변화로 여겨진다.
철강·유리와 같은 광범위한 산업들이 자동차 공급사슬에 연계된 까닭에 자동차 산업 부진의 파급효과도 그만큼 크다. 자동차 매출 부진 때문에 독일은 작년 말에 GDP가 감소했고 한국과 멕시코의 경제성장도 올해 초 위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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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는 자동차 산업의 부진이 올해에도 글로벌 제조업 경기를 억누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올해부터 안정될 것이지만 급격한 반등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자동차 산업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자동차 관세는 큰 리스크로 지적됐다. 피치는 자동차 관세가 글로벌 산업을 강타하고 경제성장을 더욱 둔화하게 할 리스크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와 그 부품 수입이 국가안보 위협이라며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일본과 협상하겠다며 관세부과와 관련한 결정 시한을 지난 5월 18일에서 오는 11월 14일까지 일단 180일 연기했다.
피치는 “글로벌 자동차 무역에 관세가 증가할 리스크가 실질적으로 남아있고 실제로 집행된다면 글로벌 GDP 증가세에 심각한 둔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산업은 공급사슬이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생산의 속성 때문에 관세 증가에 특히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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