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훈 논설위원의 관점] OTT 후발주자들은 '스포츠'로 눈돌린다는데…

사용자 대부분 '실시간 중계' 시청

가입자 확대 필수요소 자리매김

야구 홈 밀착영상 등 신기술 도입

스포츠 콘텐츠가 OTT 시장의 새로운 격전장이 되고 있다. 디즈니·AT&T 등 후발주자들이 넷플릭스를 따라잡을 수 있는 분야로 스포츠를 꼽고 관련 콘텐츠 개발에 팔을 걷어붙일 태세다. 영화·드라마 위주로 펼쳐지던 왕좌의 게임이 스포츠로 확대되는 것이다.

스포츠 중계 콘텐츠를 제공하는 ESPN을 소유한 디즈니가 훌루 경영권을 확보한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스포츠 서비스 강화다. 업계 3위인 훌루는 라이브 스포츠 스트리밍 분야에 강점을 가졌다. 디즈니는 2년 전 미국프로야구(MLB) 스트리밍 권한을 소유한 밤테크미디어를 인수하는 등 이미 스포츠 쪽에 눈독을 들여왔다.

AT&T가 지난해 타임워너를 인수한 배경에도 타임워너 소유의 TBS·TNT를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 이들 방송사는 1억명의 유료가입자를 확보하고 있고, 특히 MLB를 비롯해 미국프로농구(NBA), 전미대학경기협회(NCAA) 중계권을 가지고 있다. 기존 방송사업자들도 후발주자에 시장을 잠식당하지 않으려고 견제에 들어갔다. 미국 NBC는 스포츠 스트리밍 전담조직인 플레이메이커미디어를 설립하고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스포츠단체가 직접 OTT 플랫폼을 만들어 콘텐츠 유통에 나서기도 한다. 미국프로골프(PGA)가 설립한 골프티비는 PGA투어 생중계는 물론 주문형비디오(VOD)스트리밍 서비스를 미국 등에서 제공해 골프판 넷플릭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대 축구리그를 운영 중인 유럽축구협회(UEFA)도 올해 안에 자체 OTT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통사들은 OTT 플랫폼에 중계 신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옥수수에 경기장 전체를 초고화질로 보는 서비스를, LG유플러스는 프로야구 앱에 홈 밀착 영상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KT 역시 모바일 앱에서 프로야구 라이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스포츠 콘텐츠에 주목하는 것은 가입자 확대에 필수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PwC가 지난 2017년 미국 유료방송 가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2%가 생방송 스포츠가 없으면 구독을 취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료방송을 계속 보는 주된 이유가 스포츠 생중계라는 얘기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시간 스포츠 영상은 5G 시대를 맞아 OTT 사업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