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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역성장...'망 임대' 힘쏟는 이통사

알뜰폰 가입자 800만서 정체

지난 2월엔 -0.3% 뒷걸음질

이통사, 경쟁 벗고 서비스 강화

'임대수익 늘리기'로 전략 바꿔





이동통신사(MNO)의 망을 빌려 서비스하는 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MVNO, 알뜰폰) 시장이 7년 7개월 만에 첫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한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와 알뜰폰 간 고객 경계가 뚜렷해지자 이통사들은 자사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의 로밍 혜택을 확대하고 유심 구매 편의성을 높이는 등 서비스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알뜰폰과 경쟁하기 보다는 알뜰폰 시장 내 망 점유율을 높여 임대 수익을 늘리자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030200)OA)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알뜰폰 가입자는 800만9,166명으로 전월(803만2,267명) 대비 0.3% 감소했다. 2011년 7월 알뜰폰 사업이 개시된 뒤 7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지난 3월 809만7,885명, 4월 810만2,482명으로 다시 증가세를 회복했지만 추세를 보면 사실상 고점에 도달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연간 가입자 증가율(전년말 대비)을 봐도 2016년 15.5%에서 2017년 10.0% 2018년 6.2%로 눈에 띄게 둔화했으며 올해 4월까지는 1.4%에 그쳤다.

알뜰폰의 성장 정체를 촉발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꼽힌다. 이통사의 선택약정요금 할인율이 기존 20%에서 25%로 높아졌고 정부가 보편적 요금제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통사들이 잇달아 저가 요금제를 내놓으며 알뜰폰만의 가격 매력이 약해진 탓이다. 여기에 올해로 알뜰폰 도입 9년 차를 맞으며 이동통신 시장 내 알뜰폰 사용자와 기존 MNO 사용자 간 고객이 분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5월 번호이동통계를 보면 알뜰폰 내 번호 이동은 3만9,048건으로 지난해 5월보다 보다 7.9% 증가했지만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은 23% 급감한 3만6,514건이었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알뜰폰을 쓰던 사람들은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계속 알뜰폰을 쓸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 정리가 거의 끝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이통사의 알뜰폰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알뜰폰 탄생 이후 고객 이탈 방어가 주요과제였다면 이제는 알뜰폰 시장 내에서 망 임대를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다. 이통사 최초로 알뜰폰 멤버십을 출시한 LG유플러스(032640)는 지난 3일부터 알뜰폰 이용 고객에게도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로밍’ 상품을 제공하는 등 선택권을 넓혔다. SK텔레콤(017670) 역시 지난 4월 부터 알뜰폰 이용자 로밍 서비스를 강화했다. KT는 지난 3월부터 전국 세븐일레븐 편의점 9,000곳에서 후불 유심을 판매하는 등 기존 편의점·지하철의 자동화기기(ATM) 즉시 개통에 이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가 저가항공사를 설립하듯, 알뜰폰 시장에서 최대한 망 임대 수익을 올리자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통사 간 알뜰폰 시장 내 경쟁은 최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CJ헬로는 알뜰폰 1위 사업자로 8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CJ헬로 알뜰폰 가입자의 90%가 KT 임대망을 쓰는데, 이통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을 그대로 인수할 경우 추후 CJ헬로 가입자가 LG유플러스 망으로 점차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이통사 견제를 위해 알뜰폰을 만들었는데, 알뜰폰 1위를 이통사 계열로 넣으면 안된다”는 의견이다. 이를 두고 이통 3위 LG유플러스의 점유율 확대를 막으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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