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상반기까지 현행 수준으로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무역 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뒀다.
6일(현지시간) ECB는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연 뒤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역시 각각 현행 -0.40%와 0.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ECB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기존 올 연말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에서 6개월 더 연장한 것이다.
다만 ECB는 무역 분쟁과 다자간 질서 변화, 취약한 신흥국 시장 등의 상황이 앞으로의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유로존 지역 성장률을 1.1%에서 1.2%로 올렸으나, 내년은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또,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올해 기존 1.2%에서 1.3%로 올렸고, 내년에는 1.5%에서 1.4%로 내렸다.
드라기 총재는 “성장 전망을 둘러싼 위험이 하락 쪽으로 기울었다”면서 “보호무역주의와 지정학적 요인이 심리를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정적인 우발상황의 경우에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수단을 포함,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필요하다면 ECB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1분기 GDP가 다소 좋았지만, 글로벌 역풍이 전망에 여전히 부담”이라며 “보호주의 위협, 지정학적 요인이 심리를 저해하고 있으며 2분기와 3분기 성장률은 다소 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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