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여신금융협회장에 김주현(사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선정됐다. 지난 10대 김근수 회장에 이어 3년 만에 관 출신 인사가 여신협회장직에 오르게 됐다.
7일 여신협회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12대 회장 최종 후보로 김 전 사장을 추천했다고 발표했다.
회추위는 김 전 사장, 임유 전 여신협회 상무,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 등 쇼트리스트(압축후보군) 대상 후보를 차례로 면접한 뒤 투표를 거쳐 김 전 사장을 최종 후보자로 낙점했다. 현대카드·캐피털 대표이사로 2표를 가진 정태영 부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1차 표결에서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없어 상위 2명을 대상으로 2차 표결을 치른 끝에 김 전 사장이 뽑혔다.
김 전 사장은 1958년생으로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5회로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이후 예보 사장과 국제예금보험기구협회 집행위원,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연구소 대표이사도 역임했다. 김 전 사장은 오는 18일 협회 임시총회 의결을 통해 제12대 협회장에 정식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김 전 사장은 이날 내정 직후 본지에 “총회에서 최종 승인이 나면 협회 회원들의 뜻을 받들어 열심히 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신협회는 카드사, 리스·할부금융회사, 신기술금융회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관 출신 인사가 여신협회장에 오른 것은 김근수 전 회장 이후 3년 만이다. 김덕수 현 회장은 KB국민카드 사장을 지낸 최초의 민간 출신 협회 수장이다. 이날 회추위에서 투표를 한 여신금융사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업계가 수익 악화로 각종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면서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관 출신 인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김 전 사장 앞에 놓인 업계 현안은 산적해 있다. 지난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생존 위기에 내몰린 카드 업계의 숙원을 해결해야 한다. 앞서 신용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 후속 조치로 진행된 카드산업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에 부가서비스 축소, 레버리지 배율 완화 등을 건의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 전 사장은 관 출신으로서 규제 완화를 위한 당국과의 소통에 매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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