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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 전에 남북정상 만나야"

文 대통령 오슬로 연설

트럼프 "金 친서 받았다"

북미협상 돌파구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중극장에서 답례문화행사 관람 후 공연을 선보인 그룹 몬스타엑스를 격려하고 있다. /오슬로=연합뉴스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말에 방한하게 돼 있는데 가능하다면 그 이전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5·6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슬로대 법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슬로포럼 기조연설 직후 ‘수주 내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김 위원장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결국 우리가 만날지나 만나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친서를 깜짝 공개하며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친서와 더불어 문 대통령이 6월 남북정상회담을 촉구하면서 비핵화 협상의 동력이 살아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무언가가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매우 개인적이고 매우 따뜻하고 매우 멋진 편지였다”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12일 고(故) 이희호 여사의 별세에 조의를 표하기 위해 조화와 조전을 들고 판문점 북쪽 지역인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조의문을 통해 “이 여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울인 헌신과 노력은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현 북남관계의 흐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슬로=윤홍우기자 뉴욕=손철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文 “북미 교착 길어지면 열정 식을 것”...남북미 ‘6월 회담’ 촉구

포럼 연설 후 대담서 김정은 친서 거론하며 강조

기조연설 통해 北에 남북 접견위원회 제안

다음 방문 스웨덴선 대북 비핵화 메시지 내놓을듯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에서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6월’이라는 구체적인 시점을 거론하며 남북정상회담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달 말 방한을 계기로 남북미 정상 간 대화를 재개하자는 중재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것이다.

이에 따라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미 비핵화 협상의 불씨가 다시 지펴질지 주목된다. 북미는 그동안 비핵화 방안을 놓고 큰 이견 차를 보여왔으나 최근 김 위원장의 친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등 대화 재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은 이날 문 대통령은 오슬로대 법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슬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후 로라 비커 BBC서울특파원의 사회로 진행된 대담에서 남북미 정상 간의 조속한 대화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조기에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비록 대화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다 하더라도 대화하지 않은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면 이 대화의 열정이 식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속한 만남을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과 친서의 내용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 “이번 친서에 대해 사전부터 전달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또 전달받았다는 사실도 미국으로부터 통보를 받았고 대체적인 내용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슬로포럼 기조연설에서는 남북 접경지대 문제 해결을 위한 ‘접경위원회’ 설치를 사실상 북한 측에 제안하며 ‘일상을 바꾸는 적극적 평화’를 새로운 평화정책의 화두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서로 등 돌리며 살아도 평화로울 수 있지만 진정한 평화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평화”라며 “평화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익이 되고 좋은 것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남북이 단순히 전쟁을 하지 않는 ‘소극적 평화’에 더해 접경지 등에서 구조적인 갈등요인을 없애는 ‘적극적 평화’로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이를 발판으로 분단을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 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에 따라 설치된 ‘접경위원회’를 사례로 들며 “접경지역의 피해부터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동독과 서독은 접경지역에서 화재·홍수·산사태나 전염병, 병충해, 수자원 오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접경위원회’를 통해 신속하게 공동대처했다”며 “이러한 선례가 한반도에도 적용돼 국민들 사이에서 평화에 대한 구체적인 희망이 자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연설은 ‘9·19 남북군사합의’ 등에 이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추가 조치를 북한 측에 적극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 주민들이 분단으로 겪는 구조적 폭력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저는 이것을 ‘국민을 위한 평화’로 부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대에서 열린 오슬로포럼 기조연설 후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사회를 맡은 BBC 서울특파원 로라 비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또 노르웨이에서 타결된 ‘오슬로협정’을 거론하며 ‘이웃 국가의 분쟁과 갈등 해결에 기여하는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북대화를 통한 북미대화 중재, 나아가 동북아의 번영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오슬로에서는 1983년 노르웨이 외교관들의 노력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자치안이 타결됐다. 문 대통령은 “이 역사적인 평화협정은 노르웨이의 평범한 외교관 부부의 상상력과 용기에서 시작됐다”며 “부부의 노력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상대를 미움과 증오의 대상이 아닌 대화와 이해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가장 높은 ‘갈회피겐산’에서 만년설이 녹아내린다. 좁고 긴 피오르를 거쳐 마침내 광활한 대양과 만난다”며 “만년설이 녹아 대양으로 흘러가듯 서로를 이해하며 반목의 마음을 녹일 때 한반도의 평화도 대양에 다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르웨이가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의 오슬로 연설에는 하랄 5세 노르웨이 국왕과 에릭슨 서라이데 노르웨이 외교장관 등 노르웨이 정부 고위인사들과 스퇴렌 오슬로대 총장 등 대학 측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밖에 노르웨이 정부 인사, 국제기구 인사, 오슬로대 학생과 시민 등이 600석 규모의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문 대통령은 다음 국빈방문 일정인 스웨덴에서는 의회 연설을 통해 북한에 비핵화를 촉구하는 구체적인 제안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북유럽에서 남북미 대화 재개를 촉구한 가운데 6월 말 한반도를 둘러싼 비핵화 외교전이 다시 숨 가쁘게 전개될지 주목된다./오슬로=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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