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시즌을 앞둔 저의 기분은 아주 좋습니다. 젊고 멋진 연주자들을 보고 있으니 클래식 음악의 미래가 밝을 것 같다는 희망적인 기분이 듭니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직원공제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디토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음악 감독이자 비올리스트인 리처드 용재 오닐은 행복한 작별 인사를 나눴다. 지난 12년 동안 한국 젊은 클래식 음악의 아이콘이었던 프로젝트 실내악 그룹 앙상블 디토는 ‘2019 디토 페스티벌’을 마지막으로 해체한다.
용재 오닐은 “그동안 실수를 너무 많이 했고, 더 오래 했다면 더 많은 곡들을 선보일 수 있었을 텐데 그 점이 아쉽다”면서도 “우리는 반복해서 완벽을 추구하는 기계가 아닌 사람인 만큼 인생의 다른 목표들과 희망을 추구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멈춘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비밀”이라고 덧붙였다.
용재 오닐이 2007년 결성한 앙상블 디토는 기분 전환을 위한 밝은 기악을 뜻하는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의 줄임말로 ‘동감’이라는 뜻도 지니고 있다. 탄탄한 연주력과 깔끔한 외모를 갖춘 젊은 연주자들과 친근한 음악으로 ‘클래식계의 아이돌’로 불리며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섰다. 2009년부터는 앙상블 디토와 국내외 젊은 실력파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디토 페스티벌’로 발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실내악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지난 12일 시작해 29일까지 열리는 올해 ‘디토 페스티벌’은 마지막인 만큼 풍성하게 마련됐다. 서울 예술의전당 및 고양아람누리 등지에서 용재 오닐과 피아니스트 제러미 덴크의 리사이틀, 12년간의 하이라이트 레퍼토리로 구성한 ‘디토 연대기’, 현대음악 콘서트 ‘디퍼런트 디토’ 등이 열린다.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다니엘 정·유치엔 쳉, 첼리스트 제임스 정환 김,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피아니스트 조지 리 등 원년 멤버들도 참여한다. 재키브는 “9년 동안 함께 했던 앙상블 디토는 나의 음악 커리어 중 가장 오랜 시간 몸담았던 프로젝트”라며 “매해 여름 만났던 음악가들은 형제가 됐고, 개인적으로도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용재 오닐에게 기억에 남는 팬을 묻자 그는 “특히 어린 관객들이 공연장에 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귀엽고, 에너지가 넘치며, 수줍음이 많아서 말은 잘 안하지만 반짝이는 눈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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