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첫 민선 대통령인 무함마드 무르시(67) 전 대통령이 재판 도중 사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무르시 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법원에서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평소 양성종양과 당뇨병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진 그는 지난 2013년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당시 국방장관)의 쿠데타로 실각한 뒤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와 접촉했다는 간첩 혐의를 받고 6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사망 당시 그는 최소 6개의 재판을 받고 있었으며 이미 폭력선동 혐의로 징역 20년형, 카타르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종신형이 선고된 상황이었다
재료공학과 교수 출신인 무르시 전 대통령은 1992년부터 무슬림형제단 정치국 위원으로 활동했다. 2011년 이집트 시민혁명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가 무너졌을 당시 무슬림형제단 지도자였던 그는 이집트에서 처음 자유경선으로 치러진 2012년 6월 대선에서 당선됐지만 이슬람 색채가 강한 새 헌법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거세지면서 집권 1년 만에 실각했다.
무슬림형제단은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 지지자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시시 대통령을 쿠데타로 집권한 ‘폭군’이라고 칭하면서 그에게 무르시 사망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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