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5~7층 규모 단독건물인 에이블하우스 시그니처 빌딩을 만들겠습니다. 1층에는 카페와 식당, 2층에는 남자층, 3층에는 여자층 식으로 구성해 한 건물에서 모든 게 해결되는 형태가 될 거에요. 건설사, 호텔 등 여러 곳과 협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 시장에 도전해야죠.”
‘코리빙하우스’(셰어하우스) 사업을 벌이는 안혜린(35·사진) 코티에이블 대표는 20일 서울경제와 만나 내년에 자체 건물을 지어 셰어하우스 사업을 확대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티에이블의 사업 모델은 기존 빌라나 아파트를 임대해 공동주거 서비스를 벌여 집 주인과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코티에이블의 셰어하우스 브랜드명은 ‘에이블하우스’.
안 대표는 그는 33조원으로 추산되는 1인 가구 임대 시장에 뛰어든 청년 창업가다. 청년에게 집 걱정을 덜어주고 사회적 커뮤니티를 만들어주는 일이 그의 보람이다.
“지방에서 살다가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해 집을 찾아야 했죠. 하숙도 하고 기숙사와 고시원 생활도 했어요. 30대 초반까지 100여명의 학생에게 과외를 하며 정말 많은 집을 다녀봤는데 그러면서 집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갖게 됐죠. 같은 가격에 넓은 공간과 다양한 메이트를 만나는 셰어하우스가 가장 좋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2010년 3,600만원으로 4채를 운영해봤죠.”
안 대표는 2016년 코티에이블을 설립했다. 회사는 이후 누적 기준 30채에서 입주자 400여명에게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임대인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도록 돕는 한편 입주자가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췄기에 고속 성장이 가능했다.
특히 코티에이블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청년 창업 단계에서 몇 발 더 나갔다.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집을 원하는 대학생의 수요를 바탕으로 한 사업 모델에 ‘청년 복지 증진’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녹였다. 때문에 코티에이블의 ‘파트너’는 서울대, 한양대, 경희대 등 주요 대학과 신한은행, 한국사회혁신금융, 한국사회주택협회,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어니스트 펀드 등 각계 각층에 퍼져있다.
“언론과 법률을 공부하고 민간공익단체(NGO) 활동까지 하면서 사회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졌죠. 2014년부터 창업동아리를 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배웠고 법을 공부하면서 임대관리사업의 성장성이 높다는 점도 깨달았어요. 특히 청년 주거는 주거 복지와 연결된 이슈죠. 확실한 사업 비전과 소명감을 함께 갖고 일해요.”
코티에이블은 창업생태계에서 말 그대로 상복이 많은 곳이다. 2017년 SK상생혁신센터 창원지원 프로그램에 선발됐고 삼성 ‘블루핵’ 해커톤에서 베스트 아이디어상을 받았다. 올해 3월에는 디캠프의 경진대회 ‘디데이’에서 우승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정부·민간 사업에서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정부 지원 과제는 ‘간절함’으로 하는 거에요. 준비하느라 밤을 새는 날이 많았죠. 회사 소개서와 계획서를 매번 현 상황에 맞게 바꾸고 명확한 목표로 지원하면 돼요.”
에이블하우스의 최대 강점은 입주자간의 신뢰와 유대감이다.
“입주 대학생들이 거실에 있는 큰 테이블에서 새벽 3시까지 공부를 하더라고요. 함께 음식을 준비해 먹으면서 자매처럼 친해졌는데 신기했어요. 군대를 다녀와 다시 입주한 대학생도 있습니다. 유대감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된 거죠. 현재 입주자의 50%가 외국인이에요. 서로 다른 생각과 언어,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유대감을 갖고 살아가는 곳이 바로 에이블하우스입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