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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 습관의 문법]오늘도 멘붕이세요? 습관부터 돌아보세요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강준만 '세상을 꿰뚫는...' 7번째 시리즈

사람이 '습관의 독재' 빠지는 이유 분석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노출된 연예인

공황장애 많은 건 쾌감 갈구 습관 탓

'지겨운 일 단번에·연차는 끊어서' 등

직장인들 공감할 만한 조언도 담아





강준만 전북대학교 교수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만큼 책을 많이 펴낸 이도 드물다. 대표작인 ‘인물과 사상’ 외에도 수많은 책을 통해 우리 사회의 정치·사회·역사·문화를 예리하게 꿰뚫으며 ‘쓴소리’를 해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강남좌파’ 등 사회 현상을 직관적이며 적확하게 표현한 신조어들은 이제는 보통명사처럼 쓰인다.

‘신조어 제조기’ 강 교수의 장기는 신간 ‘습관의 문법’에서도 발휘된다. ‘세상을 꿰뚫는 이론 시리즈’의 7번째다. 그는 감정이나 육체적인 습관이 어떤 현상을 만들어 내는지 여러 각도에서 분석했다. 습관이라는 독재자를 잘 이용하기만 한다면 감정과 스트레스를 다스릴 수도 있다는 게 책을 관통하는 주제다. 이 책의 장점은 심리를 이야기하다 정치나 마케팅, 문화 등으로 빠졌다가 다시 심리로 돌아오는 등 하나의 주제나 소재를 다각도로 설명하는 강 교수의 지적 호기심과 모험의 파노라마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때로는 ‘마음 사용설명서’로도, 때로는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류의 자기계발서로도 읽힌다.

그는 습관은 ‘인지적 구두쇠’ 성향에서 비롯되며 한번 형성되면 빠져나오기 힘든 ‘습관의 독재’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연예인의 공황장애, 연애, 회사조직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그 특유의 화려하고도 맛갈스러운 ‘MSG 어휘력’으로 흥미롭게 표현했다. 가령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행복하기만 할 것 같은 연예인 가운데 공황장애를 겪는 이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연예인들은 팬들의 환호를 받을 때 자신의 정체성을 느끼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이 극도의 자극적인 쾌감을 갈구하는 삶은 결국 교감신경을 항진시키고, 몸과 마음에 긴장감을 유발해 이것이 습관으로 굳어진다. 이 때문에 집에 혼자 있을 때는 극도의 불안감이 생기면서 우울해지고 심할 경우 공황장애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 ‘나를 왜 좋아해’라고 묻는 연인에게 ‘그냥’ 외에 딱히 대답해줄 말이 없는 이유도 ‘감정습관’ 때문이라고 봤다. 좋아하는 감정이 이미 습관이 됐기 때문에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습관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만이 살아남을 것 같은 광고·마케팅계의 경우 감정 습관을 효율적으로 이용한다. 너무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오히려 낯섦을 만들어내 고객을 유인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 아이디어와 적절히 섞는 것이 마케팅의 비결이다. ‘놀라움 뒤의 친숙함’ 혹은 ‘친숙함 뒤의 놀라움’을 발견해 감정의 습관을 유지하되 신선함을 가미해야 고객이 지갑을 열게 된다는 것이다.

스타벅스의 고객 응대 법칙인 ‘라떼의 법칙’도 감정 습관을 선용한 사례다. 이는 고객의 말을 귀담아듣고, 불만을 인정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을 취하고, 고객에게 감사하며, 문제가 일어난 이유를 설명하라 등 5단계로 구성된다. 인내심이 강한 직원이라도 뜻밖의 스트레스나 불확실한 사건에는 ‘멘탈’이 흔들리는데 단계별로 감정의 습관을 만들면 ‘멘붕’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스타벅스는 직원들에게 ‘자기 마음대로 할 권리’를 줘 숨통을 틔워주기도 한다. 이를테면 에스프레소 기계와 금전등록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배치하고, 고객에게 인사하고 상품을 진열하는 방법은 스스로 결정하라고 독려한다. 이를 시행한 결과 이직률도 줄고, 고객만족도도 향상됐다고 한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로 활용될 만한 조언들도 담았다. 예를 들면 독일의 심리학자 포커 키츠와 마누엘 투시의 “즐겁고 신나는 일은 짧게 끊어서 하고, 지겨운 일일수록 단번에 끝내라”라는 말을 인용해 직장인들에게 연차를 끊어서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연차를 몰아서 쓰면 처음에는 즐겁지만 습관화된 힘으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지루해지게 된다. 반대로 하기 싫은 일은 순식간에 해치워야 한다. 중간에 그만 두면 자극이 무뎌지는 효과를 거둘 수 없고 다시 그 일을 하려 할 때 더 괴롭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만5,0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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