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축구클럽 통학차 사고’로 자녀를 잃은 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이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게시된 ‘축구클럽에서 축구한다고 차량에 태워 보낸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20만 9,000여명이 동의했다.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으면 청와대는 청원 마감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답변해야 한다.
‘송도 축구클럽 노란차 피해 부모 일동’의 이름으로 올라온 이 글을 통해 청원인들은 “송도 축구클럽 어린이 노란차 교통사고 피해 부모들은 어린 생명에 대한 안전대책, 근거법 마련에 대통령님을 비롯한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해 아동들이 ‘어린이보호차량’이라는 스티커를 붙인 노란 셔틀버스에 타고 있었지만 법적으로는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기준을 강화한 ‘세림이법’이 있지만, 이번 사고 차량을 운행한 축구클럽은 체육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어린이 통학차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충북 청주시에서 김세림(당시 3세) 양이 통학 차량에 치여 숨진 것을 계기로 마련된 세림이법은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정 도로교통법이다. 이 법에 따르면 통학버스 운영자는 통학버스에 어린이·영유아를 태울 때 보호자를 함께 태워야 한다. 보호자는 어린이·영유가 승·하차할 때 안전을 확인해야 하고 아이들이 안전띠를 매도록 지도해야 한다.
앞서 지난달 15일 오후 7시 58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캠퍼스타운 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축구클럽 소속 초등학생을 태운 스타렉스 승합차와 카니발 승용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스타렉스에 타고 있던 8살 A군과 B군이 숨지고 운전자, 보행자 등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스타렉스 차 안에는 축구클럽에 다니는 어린이(8살 4명, 11살 1명) 5명이 타고 있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축구클럽 승합차에는 운전자 외에 다른 보호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축구클럽은 세림이법 적용 대상이 아니며 관할 구청과 교육청에도 등록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경기자 seoul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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