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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오페라단 '텃밭킬러' 자본주의 민낯 그린 '오페라판 기생충'

할머니 금니 탐내는 '기생 가족'

웃픈 블랙코미디…6일까지 공연

오페라 ‘텃밭킬러’의 한 장면.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대한민국 현실과 자본주의의 이면을 그린 창작 오페라 ‘텃밭킬러’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발버둥치는 서민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 ‘기생충’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으로, 웃기면서도 씁쓸함을 주는 블랙코미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3일부터 6일까지 펼쳐지는 ‘텃밭킬러’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워크숍 ‘세종 카메라타’에서 세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2017년 리딩 공연을 거쳐 보완·수정돼 완전한 구성으로 공연되는 초연 오페라다. 이경재 서울시오페라단장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창작 논의 과정에서부터 카메라타의 정체성과 시대를 가장 잘 투영할 수 있는 작품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야기는 구둣방에 모여 사는 수음이네 가족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 가족의 유일한 재산은 할머니(골륨)의 입속에 있는 금니 세 개다. 할머니의 아들(진로)과 손자 두 명(청년, 수음)은 각기 다른 이유로 할머니의 금니를 욕심낸다. 가족들은 오직 금니의 안위만을 중시하고, 보통의 가족과는 달리 서로 뜯어먹기 바쁘다.

작품에서는 특히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눈에 띈다. 대본을 집필한 윤미현 작가는 “각 캐릭터의 특징과 상징성을 살릴 수 있는 극 중 이름을 설정했다”며 “현재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부족한 알콜 중독자 ‘진로’는 술을, ‘청년’은 결혼하고 싶어도 살 집이 없어서 고민하는 동시대의 청년을 상징했다”고 설명했다. 장영아 연출은 “집의 배경은 옥상으로 설정돼 있는데 땅에서 발을 딛고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구둣방을 옥상까지 끌고 와서 사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구둣방이 옥상에 있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을 나타내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장 연출은 또 “연극 대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창작오페라인 만큼 연극적인 면이 강하게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오페라 ‘텃밭킬러’의 한 장면.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극 중 진로는 전쟁에 집착하고 어머니의 재산인 금니를 탐내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에 대해 윤 작가는 “진로가 무언가를 새로 시작해서 현실에서 벗어나기에는 사회구조적으로 힘들다”며 “그래서 차라리 전쟁이 나서 전쟁 후에 모두가 공평한 시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을 생각해 진로가 전쟁을 기다리는 것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진로를 연기하는 테너 장철도 “진로는 이 시대의 중년의 약자를 대표하는 존재”라며 “자신을 업신여긴 사람들이 전쟁으로 다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전쟁을 기다리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골륨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신민정과 김보혜, 진로 역에는 바리톤 장철, 김재섭, 아가씨 역에 소프라노 이세희, 윤성회, 청년 역에 테너 석정엽, 조철희, 수음 역에 테너 홍종우, 도지훈이 맡을 예정이다. 경찰 역에는 배우 김윤동이 출연한다. 정주현이 지휘봉을 잡아 오케스트라 디 피니를 이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오페라 ‘텃밭킬러’의 한 장면.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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