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가 무역전쟁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121개월 연속 확장세를 기록하며 165년 만에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집계를 인용해 2009년 6월 이후 시작된 경기 팽창이 올해 7월까지 121개월째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1991년 3월부터 2001년 3월까지 미 경제가 누렸던 120개월 연속 경기 확장을 넘어선 것이며 집계가 시작된 1854년 이후 가장 긴 경기 확장세다.
이 같은 경기확장 지속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평균 경기 팽창 기간보다 2배 이상 길어진 것이다. 투자운용사 인베스코 브라이언 레빗 전략분석가는 “이 사이클은 비틀즈가 활동했던 기간보다 더 오래 지속됐고 인스타그램의 역사보다 더 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새로운 장기 경기 팽창 기록이 반대로 다음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로 분석하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통상적으로 경기 후퇴는 2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했을 때 정의된다. 올해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Fed)의 ‘나우캐스팅’ 모델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4분기에 연 3.2%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현재는 1.5%를 기록 중이다.
경기 후퇴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데다 세계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12개월 동안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정상 궤도에 올려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체탄 아야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신뢰도와 기업 투자가 최근 수년간 최저치로 둔화됐다”며 “세계 경제 성장이 훨씬 더 느려질 것으로 예상돼 경기 침체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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