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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칼리버 열연' 신영숙 "록스타처럼…노래하고 나면 진이 빠지죠"

뮤지컬 '엑스칼리버'서 모르가나 역 맡아

괴롭히는 역할, 에너지 소모 많아

악녀 연기하고 나면 온몸이 쑤셔

'맘마미아' 공연 준비에도 한창

3년전 무대와 또다른 감정 들어

웃다보면 가족애·우정 느낄것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올해 최고의 화제작인 동시에 최고의 반전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뮤지컬 이름이 아서왕의 성검인 ‘엑스칼리버’가 아닌 ‘모르가나’가 돼야 한다는 말이 팬들 사이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극 중에서 모르가나는 왕의 딸로 태어났지만 이복 동생인 아서가 왕이 돼야 한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수녀원에 갇혀 지냈던 비극적인 여성이다. 운명에 맞서 배신과 음모를 꾸미는 악역이지만 관객들은 모르가나에게 공감하고 연민을 느낀다.

특히 모르가나 역을 맡은 배우 신영숙(사진)은 이 작품의 비밀병기자 신스틸러(주연보다 더 주목받는 조연)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악녀 역할로 극찬을 받고 있는 신영숙을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뮤지컬 ‘엑스칼리버’가 ‘모르가나’라고 불린다고 하자 “‘록 스피릿’이 강한 음악 때문에 임팩트가 있는 것 같다”며 “중간중간 열창하고 장면을 똑 ‘따먹고’ 가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것 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주문대로 티나 터너, 레이디 가가 등 록스타처럼 노래를 부르고 음악의 힘이 강한 탓이지 자신의 연기력 덕분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아비의 죄’ 등 넘버를 부를 때는 창자가 끊어질 것 같고 진이 다 빠진다”며 “공연 초기에는 노래가 끝나면 모르가나를 비추던 조명이 사라지고 용으로 스포트라이트가 갔다. 노래는 제가 부르는데 박수는 용이 받았다”며 시원시원하게 웃어넘겼다. 그가 부르는 대부분의 넘버는 호소력 짙은 고음역 대의 어려운 곡들이다. 1999년 ‘명성황후’로 데뷔 이래 굵직굵직한 작품에서 주연을 도맡아온 신영숙이 아니라면 소화할 수 없는 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악에만 힘이 들어가는 게 아니다. 극중에서 모르가나는 움직임이 크지 않아도 격정적인 동작을 연기해야 한다. 신영숙은 “누군가를 괴롭히고 미워하는 연기는 에너지 소모가 많다”며 “모르가나는 유난히 무릎을 꿇는 장면이 많아 무릎 보호대를 해야 하고, 연기를 하고 나면 삭신이 다 쑤신다”고 했다. 엄살을 부렸지만 20년 경력 베테랑 배우만의 여유가 느껴졌다. 악이라는 감정을 연기할 때도 감정과 몸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고나 할까.

‘엑스칼리버’는 6세기 영국이 배경이지만 모르가나를 비롯해 기네비어(아더의 아내) 등 여성 캐릭터가 능동적이다. 이 때문에 특히 여성관객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모르가나는 마냥 악한 것만은 아니고 그의 욕망과 배신은 충분히 설득력을 지닌다”며 “관객들도 영문 모른 채 수녀원에 갇힌 모르가나를 동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네비어 역시 첫 등장에서 새로운 왕은 여자를 위할 줄 아는지를 묻는가 하면, 극 진행 과정에서 마냥 청순가련한 여성이 아닌 게 드러난다”고 부연했다.



뮤지컬 ‘엑스칼리버’에서 모르가나 역을 맡은 신영숙. /사진제공=EMK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한 장면. /사진제공=EMK


‘엑스칼리버’는 화려한 캐스팅 역시 화제가 됐다. 아더 역은 카이·김준수·도겸이, 마법사이자 사제인 멀린 역은 김준현과 손준호가 각각 연기한다. 모르가나는 아더와 멀린 모두와 대립하고 갈등하는 인물이다. 각 배우들과의 ‘케미’는 어땠을까. 그는 “멀린은 모르가나에게 처음으로 마법을 가르쳐준 스승이기도 하고, 사랑이라는 감정도 느끼는 애매한 대상으로 나중에는 아더로 인해 대립한다”며 “김준현은 안정적이고 섹시하게 연기를 하고, 손준호는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고 파워풀해서 서로 목청 대결을 벌인다”고 전했다. 그는 아더 역할을 맡은 배우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카이는 아더에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소년 아더부터 굉장히 매력적이다. 김준수는 무대에서 살아 숨 쉬는 것 같고, 무대에서는 오직 오늘만 있고 내일이 없는 것 같은 게 매력이다. 도겸은 괴롭히는 게 미안할 정도로 그의 눈을 보면 마음이 약해진다. 아이돌은 정말 실전에 강한 것 같다는 걸 도겸을 보고 느낀다.”

신영숙은 오는 16일 개막하는 뮤지컬 ‘맘마미아’에서도 3년 만에 도나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엑스칼리버’가 볼거리가 풍성하고 화려하다면 ‘맘마미아’는 미니멀한 무대위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아바의 음악이 매력인 작품이다. 그는 “요즘 연습 중인데 3년 전에 공연할 때는 몰랐던 감정이 나오고 있다”며 “노래는 말할 것도 없이 주옥같이 좋고, 스토리도 구멍 없이 탄탄하며, 웃으면서 즐기다 보면 가족애, 사랑, 우정 등의 소중한 감정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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