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해 KEB하나은행의 해외 송금·환전서비스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발간한 ‘해외 송금·환전 이용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내국인 1인당 연평균 송금액은 약 3만5,874달러, 연간 이용 건수는 평균 3회로 집계됐다.
특히 통관수입대금 지급, 개인 간 이전 거래, 유학 및 연수 비용 목적의 내국인 송금이 주를 이룬 가운데 해외 부동산 투자 목적의 송금도 9위를 차지해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지난해 해외 부동산 투자용 송금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지난 2017년 대비 156%, 고객 수 기준으로 95% 각각 증가했고 건수 대비 평균 금액도 9위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40~50대가 64.6%로 부동산 투자 목적 해외 송금 고객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송금 고객의 36%가 VIP 고객이었다.
해외 부동산 투자자들의 국가별 투자 비중은 미국(32%), 말레이시아(25%), 베트남(22%), 캐나다(8%), 필리핀(6%), 태국(5%) 순으로 조사됐다. 선진국 중심으로 이뤄졌던 해외 부동산 투자가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확대된 것이다.
투자 금액별로는 미국 부동산 투자 금액이 1인당 평균 97만7,000달러로 가장 많았고 캐나다가 50만3,751달러로 뒤를 이었다.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고객 비중이 20%대에 달한 반면 1인당 평균 송금금액은 12만~16만달러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소액 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 시기가 갈수록 앞당겨지면서 유학·연수 목적 송금의 수취인 연령대도 크게 낮아졌다. 수취인 중 10대 이하 비중은 32.3%로 대학생(55.8%)보다 낮았지만 평균 송금금액은 3만8,719달러로, 대학생(2만2,859달러)보다 많았다.
나라별로는 VIP 고객의 경우 미국 유학 자녀에게 송금을 보내는 고객 비중이 63.5%로 월등히 높은 반면 일반 고객은 미국(38.8%)과 캐나다(21.8%) 송금 고객 비중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환전·송금 서비스 모두 토스 등 핀테크를 통한 이용량이 최근 급증하면서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 거래 비중이 늘어난 반면 영업점을 통한 이용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송금의 경우 지난해 영업점을 이용한 비중이 17.51%로 1년 만에 5%포인트 가까이 줄었고 환전의 경우도 이 기간 비대면 채널 비중이 9%에서 25%로 증가한 반면 공항 및 창구 환전 고객 비중은 91%에서 74.4%로 크게 줄었다.
고은아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해외 송금 및 환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소비자의 이용 행태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정부 규제 완화로 해외 송금과 환전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한 차별화된 서비스 마련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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