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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배워서 일본을 이기자] R&D투자 500대 기업 중 85곳이 일본

■과감한 R&D·규제완화

미래 선도 소재·부품분야 중심

불황 속에서도 아낌없는 투자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라는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불황에도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 미래를 도모하는 기업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소재·부품 분야에서는 파나소닉이 성공 사례로 꼽힌다. 기존의 소형전지를 수천개 연결해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를 계기로 파나소닉은 10억달러를 재투자해 세계 최대의 생산시설을 설립했고 글로벌 리튬이온전지 시장의 리더로 부상했다. 파나소닉은 현재 테슬라·포드·도요타 등에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를 공급하며 한 해 매출액만 8조엔(약 86조7,300억원·2018년 3월 기준)에 달한다.

일본은 자국 내 소재·부품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산학연 공동연구개발의 전통도 확립돼 있다. 지난 1980년대부터 일본 정부는 경제산업성을 중심으로 민간이 담당하기에는 위험도가 높은 차세대 산업 기반기술, 신에너지기술, 창조과학기술, 신세기 구조재료 등 첨단 소재 분야에 대한 R&D를 중점적으로 지원해왔다. 여기에는 산업계와 학계·연구기관들의 협업이 활발하다.

반면 한국의 사정은 정반대다. 경기침체가 이어지자 기업들은 곧바로 R&D 투자를 줄였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R&D 투자가 많았던 세계 5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은 13곳에 불과했다. 미국(196곳)과 일본(85곳) 등은 물론 후발주자인 중국(33곳)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 기업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도 평균 3.7%로 세계 500대 기업 평균인 5.5%보다 낮았다. 당장 설비투자도 줄여 올 1·4분기 증가율은 -17.4%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일본 수출규제로 문제가 된 소재 분야의 경우 한국이 일본에 한참 뒤처지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지원 규모를 10배로 늘려 민간이 담당하기 위험한 곳에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기업에도 국산 핵심소재 의무사용을 할당해야 한다”며 “특히 소재 부문은 공장을 세우려면 환경문제로 지역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에 규제도 확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강광우기자 박한신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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