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대에만 카풀을 허용하고 택시기사들에게 월급을 보장하는 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 지난 3월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의 후속조치이지만 당시 카풀 스타트업들이 강하게 반발한 만큼 시행까지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중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할 택시 업계·플랫폼 상생안까지 더해지면 택시 중심의 모빌리티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는 출퇴근 시간대인 오전 7~9시, 오후 6~8시에만 카풀 영업을 허용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과 법인택시 기사에게 월급을 주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10일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오는 12일 국토위 전체회의와 19일 본회의를 거치게 될 예정이다.
윤관석 국토위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하루 두 차례,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에만 2시간씩 영업을 하는 것”이라며 “카풀 관련법엔 큰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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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되면 카풀 업체들은 하루 4시간까지만 운행할 수 있으며 토·일요일과 공휴일엔 영업을 할 수 없다.
택시월급제의 경우 오는 2021년 1월 1일부터 서울에서 시작된다. 다른 시·도의 경우 5년 내 국토부 장관과 지방자치단체가 협의해 도입될 예정이다. 사납금 제도를 대체하는 ‘전액관리제’의 경우 오는 2020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카풀 스타트업들은 꾸준히 비판을 내놓고 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출·퇴근 2시간씩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서비스를 혁신하거나 발전시키는데 어려움이 크다”라고 토로했다. 현재 풀러스의 경우 무상카풀인 ‘풀러스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어디고’ 카풀 서비스를 하고 있는 위츠모빌리티는 ‘어디고 광역’을 통해 출·퇴근 시간대 경기도와 서울을 잇는 서비스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과 다음주 초 발표되는 상생안이 더해지면 사실상 택시 위주의 모빌리티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토부는 모빌리티 업계가 택시 면허권을 매입·임대해 운영하는 내용의 상생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동안 사업의 갈피를 잡기 어려웠던 국내 모빌리티 업체들이 제도권 안으로 편입될 수 있는 기회지만 우버와 카카오 등 자본력이 있는 업체들만 택시 면허권을 사들여 운행하고 스타트업들은 자금난에 퇴출될 것이라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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