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006800)가 글로벌 사모펀드 CVC캐피탈이 진행하는 3조원 규모 인수합병(M&A)딜의 금융 주선사로 참여한다. 지난해 페퍼 금융그룹의 금융 주선을 시작으로 해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투자은행(IB)으로는 유일하게 글로벌 M&A의 금융 참여를 늘리고 있다.
23일 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유럽 최대 사모펀드(PEF) CVC캐피탈이 스웨덴 산업부품 유통기업 아셀(Ahlsell)을 인수하는 자금을 주선하는 데 성공했다.
인수 금액 26억5,000만 달러(약 3조1,000억원) 가운데 미래에셋대우는 중순위 자금 모집에 참여한다. 미래에셋대우 런던현지법인이 성사시켰고 모집은 한국 본사가 맡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셀다운(인수 후 재판매)했다.
국내 금융사가 해외 투자자의 인수합병(M&A)의 자금 주선에 참여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호주 페퍼금융그룹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해외 투자자로부터 조성한 후 글로벌 시장에서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국내 IB 업계에선 처음으로 대규모 금융 주선에 참여한 사례였다. 이 같은 이력을 바탕으로 CVC 거래건도 국내 금융사로는 유일하게 참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셀은 1877년 스웨덴에서 설립돼 북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전기와 난방, 단열, 배관 등 종합적인 산업 부품을 유통하는 업계 1위 B2B 업체다. 본사는 스톡홀름에 위치해 있고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에스토니아, 러시아 등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전액 회수했던 CVC는 아셀 지분을 되사면서 글로벌 IB업계에서는 화제가 됐다. 아셀 지분 25%만 남겨둔 상태에서 CVC는 보유 펀드를 교체하면서 회사 주식을 전량 매입했다. CVC는 아셀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을 지난해 12월 10일 종가대비 32% 수준의 프리미엄을 붙인 주당 55크로나(약 6,900원)에 매수한 뒤 상장 폐지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조달한 자금도 해당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대금으로 쓰인다.
미래에셋대우가 주선한 이번 딜은 해외 선진국 시장의 인수금융 상품을 국내 기관투자자에게 공급해 국내 투자자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이 지속적인 글로벌 비즈니스를 추진해 온 성과”라고 말했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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