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로 유명한 남기남(사진) 감독이 지난 24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77세.
당뇨 합병증을 앓던 남 감독은 3개월 전 암 진단을 받고 서울 순천향대학병원에 입원해 투병 생활을 하다가 이날 오후 6시30분께 세상을 떠났다.
약 40년 동안 100편이 넘는 작품을 만든 남 감독은 충무로에서 가장 빨리 영화를 찍는 연출자로 유명했다. 서라벌예술대(현 중앙대)를 나온 남 감독은 1972년 김지미가 주연한 ‘내 딸아 울지마라’로 데뷔했다. 초반에는 ‘불타는 정무문’(1977년), ‘불타는 소림사’(1978년)와 같은 B급 액션 영화를 주로 선보였다.
본격적으로 아동영화를 연출한 것은 1989년 ‘영구와 땡칠이’부터다. 심형래가 주연한 ‘영구와 땡칠이’는 당시 비공식 집계로 270만명을 동원했다. 이후 ‘영구와 땡칠이 2-소림사 가다’(1989), ‘영구와 땡칠이 4- 홍콩 할매귀신’(1991), ‘영구와 황금박지’(1991) 등으로 심형래와 함께 작업했다.
2003년에는 ‘개그콘서트’ 출연자들을 대거 기용한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를 연출했고, ‘바리바리짱’(2005), ‘동자 대소동’(2010) 등 60대 후반에도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영화를 선보였다. 2009년 제47회 영화의 날 기념식에서 공로영화인상을 받았다. 남 감독은 수상 당시 “영화 인생 50년 동안 단상에 올라와서 상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도 지금 아이들을 위한 영화를 찍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족은 부인과 아들, 며느리, 손자가 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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