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아사히신문은 이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서한에서 이란은 프랑스가 영국·독일과 함께 이란과의 금융지원을 위해 설립한 ‘무역거래지원기관(INSTEX)’을 통한 이란의 무역액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핵 합의 ‘제한’을 초과한 상태인 우라늄 농축도와 저농축 우라늄 비축량 일부를 환원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이 자국을 상대로 제재를 단행하자 대항조치로 핵 합의에서 3.67% 이하로 제한한 우라늄 농축도를 4.5%로 높이는 등 핵 합의를 깨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유럽이 이란의 요구를 완전히 충족시키기는 어렵다는 걸 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20 대선에서 재선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자체 분석을 바탕으로 “경제지원이 조금이라도 구체화한다면 트럼프 정권이 끝날 때까지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측은 또 “INSTEX가 아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란 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석유 거래 등을 INSTEX에 포함할 것을 유럽 측에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의 제재를 피하면서도 합법적인 무역거래가 가능한 INSTEX를 통해 제재로 꽉 막힌 이란 경제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 언론들은 러시아가 INSTEX를 통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등 유럽 국가뿐 아니라 EU 회원국 이외의 국가들도 INSTEX를 통한 이란과의 거래를 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유조선 나포에 이어 영국이 호르무즈해협에 두 번째 구축함을 파견하는 등 중동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미국을 제외한 핵 합의 서명국 외교관들은 이날 오스트리아에서 만나 핵 합의를 계속 준수하고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이번 회동에는 이란과 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중국·유럽연합(EU) 대표가 참석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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